2026.01.29 08:00 AM

빅테크 실적이 보여준 경고...AI 투자, 성과 없으면 용납 없다

By 전재희

대형 기술기업들의 최근 실적 발표는 인공지능(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둘러싼 월가의 기준이 한층 엄격해졌음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AI 지출이 고성장으로 이어질 경우 비용 증가를 감내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면 즉각 주가로 응징하고 있다.

29일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와 메타 (Meta Platforms)에 대한 시장 반응은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테크 주식
(실적에 따른 메타와 MS 주식추이)

메타 주가는 강한 매출 성장에 힘입어 9% 넘게 급등한 반면, 클라우드 부문 실망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10% 급락했다. 3년여 전 챗GPT 출시로 촉발된 AI 붐 이후,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메타는 'AI 성과' 입증, 마이크로소프트는 시험대

메타는 AI 기반 광고 타기팅 강화로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했고, 1분기 성장 가이던스도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AI가 실질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올해 자본지출이 최대 87% 늘어나 1천350억달러에 이를 전망임에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했다.

가벨리 펀즈의 존 벨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메타의 실적은 AI 지출에 대한 시장 태도를 잘 보여준다"며 "보통이라면 우려가 컸겠지만, 강한 매출 전망이 이를 상쇄했다"고 말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의 성장률이 기대치를 소폭 웃도는 데 그치며 압박을 받았다. 2024년 오픈AI와의 협력을 발판으로 세계 최대 기업 자리에 올랐던 마이크로소프트는, 급증한 자본지출을 정당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오픈AI 의존도,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가 자사 클라우드 수주 잔고의 45%를 차지한다고 공개해 추가 부담을 안겼다.

투자자들은 수익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오픈AI의 성장 둔화가 최대 2천800억달러 규모의 사업 기회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픈AI는 구글의 제미니 3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코드 레드'를 발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토로(eToro)의 자비어 웡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AI와의 긴밀한 관계는 기업용 AI 리더십의 기반이지만, 동시에 집중 리스크를 키운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에 375억달러를 쓴 뒤, 1분기에는 자본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고재무책임자 에이미 후드(Amy Hood)는 "AI 칩을 내부 개발에 더 많이 배분하면서 애저 성장에 제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타, '복리 효과'에 베팅

메타는 AI 전환이 본격적인 수확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현재 분기 매출 성장률이 최대 33%까지 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올해 총비용은 43% 증가한 1천6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최고경영자는 "AI는 사용자 경험과 광고 품질을 동시에 개선해 복리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의 대규모 클라우드 지출은 **알파벳 (Alphabet)**의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실제로 알파벳 주가는 1.6% 상승했다.

테슬라도 AI 전환 가속

AI 지출 확대 흐름은 테슬라 (Tesla)에서도 확인됐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로보택시 등 AI 중심 전략에 따라 올해 투자 규모를 200억달러 이상으로 두 배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2.9% 올랐다.

월가의 인내심 시험

전문가들은 빅테크의 AI 야망과 투자자들의 인내심 사이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베스팅닷컴의 제시 코언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막대한 자본지출 증가가 충분한 수익으로 이어질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는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월가의 인내가 무한하지 않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결국 AI에 대한 대규모 베팅이 용인되기 위한 전제는 분명해졌다. 지출 그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고 확실하게 성과로 연결되느냐가 빅테크의 주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