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2 07:20 AM
By 전재희
미국 하원이 부분적 연방정부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표결을 앞두고 난항에 빠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는 이민 단속 전반의 대대적 개편을 요구하는 민주당이 공화당의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다.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하원의장은 공화당이 218대 213의 근소한 다수 의석을 가진 상황에서 거의 모든 당내 표를 결집해야 한다. 토요일 시작된 셧다운이 주중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존슨 의장이 추진하는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회계연도 말까지 정부 주요 부처를 재정 지원하는 한편, 국토안보부(DHS)에 대해서는 2주간의 한시적 예산 연장을 담고 있다. 이는 이민 단속 기관의 운영 방식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존슨 의장은 일요일 인터뷰에서 "모든 공화당 의원들을 다시 워싱턴으로 불러들이겠다"며 "백악관이 민주당과 DHS 문제를 논의할 시간을 벌 수 있도록 대통령의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의 합의와 별개로 하원에서는 협조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하킴 제프리스(Hakeem Jeffries)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토요일 존슨 의장과의 통화에서 하원 민주당 표를 기대하지 말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원은 신속 처리 절차를 활용하지 못하고, 이르면 화요일 이후에나 표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조건으로 단속 및 수색 기준 강화, 단속 요원의 바디캠 의무화, 마스크 착용 금지 등을 제시했다. 그는 ABC 방송 '디스 위크(This Week)'에 출연해 "행정부는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그 시작은 2주 뒤가 아니라 오늘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최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 단속 요원의 치명적 총격 사건이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 예산 전액 삭감 또는 기관 해체까지 주장하고 있다.
존슨 의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일부 요구를 일축하면서도, ICE 요원 바디캠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NBC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서는 "일부 조건은 합리적이지만, 다른 사안은 더 많은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민 단속 캠페인을 일부 완화하며 미니애폴리스 작전 책임자를 교체했지만, 어떤 수준의 제도적 변화를 수용할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토요일 밤에는 ICE를 공개 지지하며 시위대에 경고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바디캠 도입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 보수 의원들은 DHS 예산의 2주 연장이 아닌 4~6주 연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하원 프리덤 코커스는 ICE 활동 전폭 지지를 촉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또 다른 의원들은 투표 요건을 강화하는 'VOTE 법안'을 예산안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ICE 예산 차단을 핵심 쟁점으로 결집하고 있다. 로 칸나(Ro Khanna) 민주당 의원은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요원들에게 추가 예산을 줄 수 없다"며 강경 반대를 선언했다.
이번 부분적 셧다운은 아직 하원을 통과하지 못한 6개 예산안에 속한 부처에 영향을 미친다. 국토안보부와 국방부, 교통부 등이 포함되며, 해당 부처의 연방 공무원들은 예산이 복구될 때까지 무급 근무나 강제 휴직에 들어가게 된다. 셧다운 종료 후에는 통상적으로 소급 급여가 지급된다.
부분적 셧다운을 둘러싼 이민 단속 개편 논쟁은 단순한 예산 싸움을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 의회의 권한, 그리고 2026년 선거를 앞둔 정치 지형까지 시험하는 중대한 분수령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