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3 06:58 AM

X 파리 사무실 압수수색...프랑스 검찰, 머스크 소환 조사

By 전재희

프랑스 검찰이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X의 파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머스크를 자발적 출석 형식의 면담에 소환했다. 유럽 규제당국과 빅테크 간 갈등이 한층 격화되는 국면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파리 검찰청 산하 사이버범죄 수사당국은 3일(현지시간) X의 파리 사무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자료화면)

이번 수사는 지난해 초 개시된 광범위한 조사로, 당초에는 X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이 특정 견해에 편향됐다는 의혹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이후 그 범위가 확대돼 X의 챗봇 '그록(Grok)'이 생성한 성적 딥페이크 이미지에 대한 플랫폼의 책임 문제까지 포함됐다.

검찰은 이와 함께 아동 성착취물 유포 및 프랑스에서 불법인 홀로코스트 부인 게시물의 확산 등 추가 혐의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야카리노 등 4월 자발적 면담 소환

프랑스 당국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머스크와 전 X 최고경영자 린다 야카리노(Linda Yaccarino), 그리고 다른 임직원들을 오는 4월 자발적 면담에 소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가 "건설적인 단계"에 있으며, 프랑스 법규 준수를 달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발적 면담은 경영진이 그간의 대응 노력을 설명할 기회라는 것이다. 다만 프랑스에서는 자발적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후 체포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

X 측은 즉각적인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X는 머스크의 인공지능 기업 xAI의 일부이며, 최근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에 인수됐다.

미·유럽 '표현의 자유' 충돌 격화

이번 압수수색과 소환은 틱톡(TikTok), 인스타그램(Instagram), X 등 대형 플랫폼이 온라인 발언을 어떻게, 어디까지 규제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미·유럽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 규제당국은 새로운 콘텐츠 관리 규정을 본격 집행하고 있는 반면, 트럼프 행정부와 일부 미국 정치권은 유럽이 전 세계적으로 반대 의견을 억압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들은 반유대주의나 인종차별적 발언처럼 미국에서는 합법인 표현을 금지하고 있으며, 사생활 보호권이 표현의 자유보다 우선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글로벌 검열 캠페인"을 벌여 미국인의 온라인 발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청문회는 4일 열릴 예정이다. 보고서는 EU가 소셜미디어 기업들에 콘텐츠 관리 규칙 변경을 압박했으며, 플랫폼들이 이를 전 세계적으로 적용하면서 미국 내 이용자들의 발언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서비스법 둘러싼 공방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온라인 콘텐츠 규제 법안인 디지털서비스법(DSA)이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다고 반박한다. 이 법은 플랫폼에 콘텐츠 관리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이용자에게 삭제 결정에 대한 이의 제기 수단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집행위 대변인은 "유럽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X는 유럽 규제당국의 주요 표적이 돼 왔다. EU는 지난해 12월 DSA 위반 혐의로 X에 약 1억4천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불법 콘텐츠 확산과 추천 시스템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들어 EU와 영국은 그록이 생성한 성적 이미지, 특히 아동 관련 이미지 문제를 놓고 각각 새로운 조사를 시작했다.

영국 규제당국은 X에 구속력 있는 자료 제출 요구를 보냈으며, 불응 시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X는 해당 기능의 사용을 제한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프랑스, 해외 플랫폼에 강경 기조

프랑스 당국은 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그 경영진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 왔다. 지난주에는 프랑스 스트리머의 사망 장면을 방송한 혐의로 조사받던 호주 기반 동영상 사이트 경영진이 면담을 취소하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2024년 8월에는 텔레그램(Telegram) 창업자 파벨 두로프(Pavel Durov)를 플랫폼 내 범죄 책임과 관련한 수사의 일환으로 체포하기도 했다. 텔레그램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X에 대한 프랑스 검찰의 수사는 2025년 1월, 한 국회의원과 다른 공직자가 X의 콘텐츠 선택 알고리즘이 머스크의 견해에 유리하게 작동해 프랑스에 대한 외국의 개입에 해당한다며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알고리즘 접근 권한을 요구했으며, 11월에는 반유대주의 게시물과 홀로코스트 부인 사례가 보고되자 수사를 확대했다. 올해 1월에는 아동 성착취물과 비동의 딥페이크 생성·유포 혐의까지 조사 대상에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