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4 07:27 AM

엔화 위기 추적

By 전재희

일본 통화의 중대한 통화 정책 시험대에서의 향방을 추적한다

일본 엔화(Japanese yen)는 국가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적인 약세 국면에 깊이 빠져 있다. 새 총리가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시장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정책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충격 (The Takaichi Tumble)

최근의 불안은 지난해 10월 시작됐다. 재정 완화 성향의 인물로 평가되는 다카이치 사나에(Sanae Takaichi)가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하면서, 일본의 정책 노선에 대한 재평가가 촉발됐다.

다카이치 총리가 의회 의석을 늘리고 정치적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조기 총선을 선언하자 엔화의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그녀가 승리할 경우, 2월 8일 선거 결과는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 확대에 사실상 자유로운 재량을 부여하게 된다.

일본 엔화의 약세
(일본 엔화. 자료화면)

트레이더들은 엔화 약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포지션을 전환했다. 지난해 엔화 강세에 베팅했던 대규모 거래를 청산하며 순매도(net short) 포지션으로 이동한 것이다.

장기적 시각 (The Long View)

2000년대 대부분 기간 동안 엔화는 달러당 100~120엔 범위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수입 비용이 급증하고, Bank of Japan과 Federal Reserve 간 통화 정책이 엇갈리면서 환율은 이 범위를 상향 돌파했다.

현재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달러당 160엔 선이 정부 개입을 촉발할 수 있는 심리적 기준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보다 넓은 맥락에서 보면 엔화의 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물가를 반영해 교역 상대국 통화 바스켓과 비교하는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은 2020년 이후 30% 이상 하락하며 지속적인 약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재정 압박 (The Fiscal Squeeze)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0%를 훌쩍 넘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부채가 많은 국가다. 최근 몇 년간 이 지표는 일부 개선됐으며, 다카이치 총리는 경기 부양을 통해 성장률을 높여 국가 부채 부담을 줄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엔화의 지속적인 하락은 일본 국채(Japanese government bonds) 수익률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금리 상승이 통화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일본의 막대한 부채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오랜 기간 유지돼 온 금리와 통화 가치 간의 관계가 최근 무너졌다. 이는 엔화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며, 향후 며칠간 시장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