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3 06:37 AM

조지아 14지구 보궐선거, 'MAGA 대 MAGA' 대결로... MAGA 분열?

By 전재희

미국 조지아주 14선거구 보궐선거가 'MAGA 대 MAGA' 구도로 전개되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조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 전 연방 하원의원의 후임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지역 검사 출신 클레이 풀러(Clay Fuller)를 공개 지지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14명의 공화당 후보가 여전히 출마를 강행하며 경쟁 구도가 정리되지 않고 있다.

마가 모자 쓰고 연설하는 트럼프
(MAGA 모자를 쓰고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이번 보궐선거는 3월 10일 실시되며, 조기 투표는 오는 월요일부터 시작된다. 민주당 후보 3명과 무소속 1명도 출마한 상태다.

트럼프 지지에도 공화당 내 경쟁 과열

조지아 14선거구는 2020년 그린 전 의원이 압승한 이후 대표적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강세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린 전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1월 사퇴하면서 당내 권력 공백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4일 풀러를 "MAGA의 횃불을 이어갈 인물"로 지칭하며 지지를 선언했다. 풀러는 조지아 북서부 4개 카운티의 전 지방검사 출신으로, 현재 선두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현지 유권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케네소(Kennesaw)에서 열린 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유권자 존 버뎃(John Burdette)은 "나는 트럼프 지지자지만, 그는 이 지역에 살지 않는다"며 "누가 우리를 가장 잘 대표할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잘 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의 지지 선언만으로 표심이 자동 결집되지 않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진짜 MAGA' 누구인가...노선보다 스타일 경쟁

이번 선거에서는 여러 공화당 후보들이 자신이야말로 트럼프의 우파 포퓰리즘을 가장 충실히 계승할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충성심은 공통분모지만, 'MAGA'의 의미를 둘러싼 해석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풀러는 지역 경제 개발과 농촌 지역 활성화를 강조하며, 그린 전 의원의 공격적 정치 스타일과는 거리를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필요할 때는 강경할 준비가 돼 있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 조지아주 상원의원 콜턴 무어(Colton Moore)는 "트럼프의 1번 수호자"를 자처하며 "GOD. GUNS. TRUMP."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는 2020년 대선 부정선거 주장에 적극 동조해왔으며, 조지아 공화당 지도부와도 여러 차례 충돌한 강경파다.

무어는 전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Michael Flynn), 전 플로리다 하원의원 맷 게이츠(Matt Gaetz), 조지아 공화당 극우 성향 단체인 조지아 공화당 연합(Georgia Republican Assembly)의 지지를 받고 있다.

81세 공화당 유권자 찰스 스토커(Charles Stoker)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조언을 받고 있다"며 풀러 지지에 실망감을 표했다. 그는 "방향은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해리스, 공화당 분열 틈새 공략

공화당 표가 분산될 경우 민주당 후보 숀 해리스(Shawn Harris)가 결선투표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4월 7일 결선이 치러진다.

해리스는 2024년 선거에서 그린 전 의원에게 35.6%를 얻으며 패배했지만, 이번에는 공화당 내 분열을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59세의 소 사육 농장주이자 퇴역 준장 출신으로, 생활비 절감과 의료 접근성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해리스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은 최근 전통적 공화당 노선으로 돌아왔다"며 "그녀의 발언은 내가 지난 선거에서 주장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유동적 판세"...공화당 미래 가늠자

1월 말 실시된 퀀투스 인사이트(Quantus Insights)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 선언 이전 기준으로 무어는 13.4%, 풀러는 12.6%의 지지를 얻었으며,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미정 상태였다.

노스조지아대학교(University of North Georgia)의 정치학 교수 네이선 프라이스(Nathan Price)는 "이번 선거의 유동성은 공화당과 MAGA 운동이 전환기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6년 차에 접어들면서 당이 점차 그의 이후를 고민하기 시작한 조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지아 14선거구 보궐선거는 단순한 지역 선거를 넘어, 트럼프 중심 정치의 향방과 공화당 내부 권력 재편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