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5 07:45 AM
By 전재희
뉴욕 맨해튼의 고급 사교클럽 코어 클럽(Core Club)이 성범죄자 Jeffrey Epstein과의 과거 관계로 인해 평판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일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코어 클럽은 2005년, 금융위기 이전 활황기 뉴욕에서 출범했다. 흰색 수제 상자에 담긴 초청장을 통해 회원 자격이 통보되는 방식으로, 재계·예술·기술·문화계 인사들을 한데 모아 '지적·사회적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초기 회원에는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상속인 우디 존슨(Woody Johnson), 블랙스톤(Blackstone) 최고경영자 스티븐 슈워츠먼(Stephen Schwarzman), 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임원 네이선 미어볼드(Nathan Myhrvold)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법무부가 최근 공개한 이메일 자료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창립 회원 150명 중 한 명으로 클럽 운영과 깊이 연관돼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클럽 공동 창립자인 제니 엔터프라이즈(Jennie Enterprise)는 자금 조달 문제, 운동기구 도입, 개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카드 결제 방식 등에 대해 엡스타인에게 조언을 구했다.
엡스타인은 클럽 스파에서 정기적으로 피부 관리 시술을 받았고, 자신의 네트워크에 속한 여성들을 동반하기도 했다. 그의 오랜 측근 Ghislaine Maxwell은 회원 서류상 '중요 동반자(significant other)'로 기재돼 있었다.
2008년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양측의 이메일 교류는 수년간 이어졌다. 2009년 제니 엔터프라이즈는 "당신은 내 삶에 엄청난 영향을 준 특별한 존재"라고 적었고, 엡스타인은 이에 노골적인 답장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엡스타인이 연방 성매매 혐의로 다시 기소되기 몇 달 전에는 댕진 엔터프라이즈(Dangene Enterprise)가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코어 클럽 측은 성명에서 엡스타인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회원이었으며, 이후에도 스파 고객으로 방문했다고 밝혔다. 다만 "엔터프라이즈 부부는 그의 사교적 세계의 일부가 아니었다"며, 그가 뉴욕에서 영향력 있는 금융 자문가이자 자선가로 알려졌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에 대한 조언을 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회원들에 따르면 엡스타인과의 관계가 공개된 이후에도 클럽 운영은 평소와 다름없이 이어지고 있다.
코어 클럽은 5만 달러의 가입비(창립 회원은 10만 달러)와 연 1만5천 달러의 회비를 부과했다. 전통적 사교클럽과 달리 혈통보다는 성취와 야망, 재능을 중시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제니 엔터프라이즈는 과거 인터뷰에서 "테드(TED)와 다보스(Davos), 선밸리(Sun Valley) 콘퍼런스를 1년 365일 결합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무엇보다 프라이버시와 신중함을 중시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세금 신고 자료에 따르면 2007년 클럽은 74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0년과 2012년 이메일에서도 적자 운영 상황이 언급됐다.
2018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 왕세자 Mohammed bin Salman의 홍해 고급 리조트 프로젝트 자문단이 코어 클럽을 방문해 운영 모델을 참고했다. 해당 프로젝트 관련 정보도 엡스타인에게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엡스타인은 한 여성 지인을 클럽 스파에 채용해 달라며 급여를 대신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코어 클럽은 실제 채용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7년 엡스타인은 3만333달러 상당의 스파 패키지를 구매했다. 그의 비서는 "그가 가끔 방문하며 여성들도 동행한다"고 회계 담당자에게 보고했다.
코어 클럽은 2023년 맨해튼 5번가(711 Fifth Avenue)로 이전했으나, 건물 개발업자 마이클 쉬보(Michael Shvo)와의 6억 달러 규모 소송에 휘말려 있다. 임대료 미납과 공사 하자 문제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뉴욕에는 제로 본드(Zero Bond), 카사 치프리아니(Casa Cipriani), 아만 클럽(Aman Club) 등 새로운 프라이빗 클럽이 잇달아 등장했다. 이들 클럽은 모두 엡스타인 사망 이후 설립됐다.
코어 클럽은 여전히 '글로벌 엘리트의 허브'를 표방하고 있지만, 엡스타인과의 과거 관계가 공개되면서 명성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