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7 06:56 AM
By 전재희
미디어 대기업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가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과의 인수 협상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이미 계약을 체결한 넷플릭스(Netflix)와의 인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17일(화) 성명을 통해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수정 제안을 검토하기 위해 협상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파라마운트 측에 '최종이자 최고의 제안(best and final offer·최종 제안)'을 제시할 수 있는 7일의 기한을 설정했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지난주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전체를 779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전액 현금 적대적 공개매수(tender offer·공개매수) 제안을 일부 상향 조정했다.
기존 주당 30달러였던 제안가를 협상에 응할 경우 31달러로 올릴 의향이 있다고 워너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인상안은 공식 수정 공개매수(amended tender offer·수정 공개매수) 제안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넷플릭스와의 계약이 무산될 경우 워너가 부담해야 할 28억 달러의 계약 해지 수수료(termination fee·해지 수수료)를 대신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2027년 1월부터 거래 종결이 지연될 경우 분기마다 주당 0.25달러를 지급하는 '티킹 수수료(ticking fee·지연 보상 수수료)'도 추가로 제시했다.
워너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의 최종 제안이 주당 31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워너의 영화·TV 스튜디오와 HBO 맥스(HBO Max·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을 720억 달러에 인수하는 전액 현금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워너가 다른 인수 제안을 수락할 경우 이를 맞출 수 있는 매칭 권리(match right·가격 맞대응 권리)가 포함돼 있다.
넷플릭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워너 이사회가 추천한 유일한 서명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사안을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워너가 2월 23일까지 파라마운트와 협상할 수 있도록 일부 의무를 7일간 면제(waiver·권리 포기)했다고 밝혔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현재로서는 넷플릭스 거래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해당 안건에 대한 주주총회를 3월 20일로 예정해 두고 있다.
워너 이사회 의장 새뮤얼 A. 디 피아자 주니어는 "넷플릭스와의 합병이 규제 승인(regulatory approval·규제 승인) 가능성과 하방 위험 보호(downside risk protection·하방 위험 보호) 측면에서 주주들에게 더 큰 확실성과 가치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회사 내부에서는 파라마운트가 인수를 위해 떠안을 막대한 부채(debt·부채)가 거래 종결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거래 종결 전 워너의 경영 활동을 제한하는 조항(covenant·계약상 제한 조항)이 과도하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반면 넷플릭스 제안에는 유사한 사전 경영 제한 조항이 없다는 것이 워너 측 설명이다.
미 법무부 United States Department of Justice(DOJ·미 법무부)는 현재 넷플릭스의 워너 스튜디오 및 HBO 맥스 인수 계약과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전체 인수 제안을 모두 심사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경우 반경쟁 행위(anticompetitive practices·반경쟁 행위) 여부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넷플릭스 측은 "표준적인 심사 절차일 뿐 별도의 독점(monopolization·독점화) 조사 통보를 받은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인수전은 HBO, 슈퍼맨(Superman·DC 캐릭터), 해리포터(Harry Potter·영화 시리즈) 등 핵심 콘텐츠 자산을 둘러싼 대형 거래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워너의 케이블 네트워크 CNN(CNN·케이블 뉴스 채널), TNT(TNT·케이블 채널) 등을 포함한 '전체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넷플릭스는 케이블 채널을 제외한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자산만을 인수하는 구조다. 워너는 케이블 부문을 '디스커버리 글로벌(Discovery Global·신설 분사 회사)'이라는 별도 회사로 분사(spin-off·기업 분할)할 계획이다.
향후 7일간 제시될 파라마운트의 최종 제안에 따라 넷플릭스의 매칭 권리가 발동될지 여부가 결정되며, 미국 미디어 산업의 판도 재편이 가시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