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3 10:17 AM
By 전재희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시가총액이 한때 6,500억 달러를 돌파했던 정점 대비 약 4,750억 달러 증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월) 보도했다.
차세대 비만 치료제 '카그리세마(CagriSema)'가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약물 대비 기대에 못 미친 임상 결과를 내놓으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영향이다.
23일(월)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16% 이상 급락하며 2021년 6월 '위고비(Wegovy)' 출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위고비는 출시 이후 폭발적 판매 증가와 함께 회사의 기업가치를 유럽 최대 제약사 반열로 끌어올린 대표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이번 주가 급락으로 노보는 유럽 STOXX 600 지수 내 최대 하락 종목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반면 경쟁사 일라이 릴리 주가는 미국 장 초반 약 4% 상승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임상 결과를 "중대한 차질(significant setback)"로 평가했다. 카그리세마가 릴리의 비만 치료제 대비 체중 감량 효과에서 우위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장기 매출 전망이 약화되고 빠르게 성장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되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은 '가장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상 데이터의 우열이 곧 기업가치로 직결되는 상황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4년 한때 시가총액 6,5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덴마크 경제 성장률과 통화 가치에도 영향을 줄 정도였다. 위고비 판매 확대는 덴마크 수출과 GDP에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급락으로 노보 주가는 위고비 출시 직전인 2021년 중반 수준으로 회귀했다.
덴마크 제약사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 주가도 7% 하락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질랜드의 아밀린(amylin) 호르몬을 표적으로 하는 비만 치료제 개발 전략에 대해선 구조적 우려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간의 '2강 구도'가 유지될지, 혹은 릴리의 우위가 굳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는 당뇨, 심혈관 질환 등과 연계된 거대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어 향후 수년간 글로벌 제약 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투자자들은 노보가 추가 임상 데이터 개선, 가격 전략 조정, 혹은 새로운 파이프라인 발표를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