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4 07:32 AM

노보 노디스크, 오젬픽·위고비 美 정가 최대 50% 인하...GLP-1 가격전 본격화

By 전재희

덴마크 제약사 Novo Nordisk가 비만·당뇨 치료제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의 미국 정가(list price)를 최대 50% 인하하기로 했다. 인하 조치는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단독 보도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두 주사제의 월 정가는 모두 675달러로 조정된다. 이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현행 가격 대비 50% 인하, 당뇨 치료제 오젬픽 대비 34% 인하에 해당한다. 알약 제형인 리벨서스(Rybelsus) 등 경구용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WSJ이 전했다.

GLP-1 시장 72조달러 규모...릴리와 정면 승부

오젬픽과 위고비는 이른바 GLP-1 계열 약물로, 현재 수백만 명이 복용 중이다. 글로벌 GLP-1 시장 규모는 약 720억달러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139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가격 인하는 경쟁사 Eli Lilly와의 가격 전쟁을 한층 격화시키는 조치로 평가된다. 릴리는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를 월 1000달러 이상의 정가에서 할인해 현금가 299~44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역시 보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월 149~499달러 수준의 현금가를 이미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번 정가 인하는 기존 할인 가격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접근성 확대 기대"...고액 공제 플랜 부담 완화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에서 정가를 인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고액 공제(high-deductible) 건강보험이나 정가 기준 공동부담(coinsurance)을 적용받는 환자들의 실질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 자료화면)

제이미 밀러 미국 사업부 총괄 부사장은 "가격 인하가 접근성과 affordability(지불 가능성)를 높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7년 메디케어 인하와 동시 적용

정가 인하 시점은 미 연방 고령자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케어의 약가 인하가 시행되는 2027년 1월과 일치한다. 메디케어를 통한 오젬픽·위고비의 30일 공급 가격은 274달러로 책정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메디케어 당국과 노보 노디스크 간 협상 결과다.

최근 GLP-1 약물은 체중 감량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등 추가 효능이 부각되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가격이 보험 적용 여부와 환자 접근성을 제한해 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리는 전략적 인하인지, 구조적 가격 조정의 신호탄인지 주목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GLP-1 시장의 주도권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