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4 08:16 PM

트럼프, 은행 '시민권 확인' 의무화 검토...이민 단속 강화 연장선

By 전재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은행 고객의 시민권 정보를 의무적으로 수집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행정부의 이민 정책 기조와 맞물린 조치로 해석된다고 폭스뉴스(FOX)가 24일 보도했다. 

FOX 보도에 따르면 재무부 관계자들은 은행이 신규 계좌 개설이나 기존 계좌 유지 시 고객에게 여권 등 시민권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서류 제출을 요구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다만 해당 조치는 아직 최종 승인되지는 않은 상태다.

기존 '고객확인(KYC)' 제도와 차이

현재 미국 은행들은 자금세탁 및 금융범죄 방지를 위해 '고객확인제도(KYC)'에 따라 이름, 생년월일, 주소, 납세자 식별번호(TIN) 등을 수집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사회보장번호(SSN)나 여권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민권 여부를 별도로 수집·검증할 의무는 없다. 또한 비시민권자라고 해서 계좌 개설이 금지되는 규정도 없다. 은행들이 고객의 시민권 정보를 연방정부와 일상적으로 공유하는 구조도 아니다.

체이스 은행
(체이스 은행. 자료화면)

이번 검토안은 이러한 기존 체계에 '시민권 확인'이라는 새로운 요건을 추가하는 것으로, 사실상 은행권의 역할을 이민 단속과 연계하는 성격을 띤다.

은행권 "운영 부담·법적 리스크" 우려

금융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백만 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서류를 요구할 경우 행정 부담이 크게 늘어날 뿐 아니라, 차별 논란이나 소송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존 고객에게까지 소급 적용될 경우, 계좌 동결이나 서비스 제한 등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가 해당 정보를 직접 수집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강경파 "은행 시스템은 특권"

공화당 내에서는 지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칸소주 상원의원 Tom Cotton은 "미국 은행 시스템은 법과 주권을 존중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라며 행정부의 조치를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코튼 의원은 불법 이민자들이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민 단속 확대의 또 다른 축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비자 발급 제한, 대규모 추방 조치, 연방 지원금 환수 검토 등 전방위적인 이민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을 통한 시민권 확인 의무화는 이러한 정책의 금융 부문 확장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시민권 확인 의무가 실제로 행정명령 형태로 발동될 경우, 권한 범위와 위헌성 여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 시스템 접근을 '이민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현실화될지, 그리고 금융권과 법원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