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6 07:07 AM
By 전재희
보르게 브렌데(Børge Brende)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WEF)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과의 과거 교류에 대한 내부 조사 이후 사임을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브렌데는 26일 성명을 통해 "신중한 숙고 끝에 사임을 결정했다"며 "포럼이 더 이상 논란 없이 중요한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은 미국 법무부가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대거 공개한 이후, 이달 초 브렌데의 과거 접촉 경위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포럼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매년 열리는 고위급 연례회의의 주최 기관이다.
포럼 공동의장인 안드레 호프만(Andre Hoffmann)과 래리 핑크(Larry Fink)는 별도 성명을 통해 브렌데와 엡스타인 간 관계에 대한 독립적 검토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공동의장들은 "브렌데가 조직 개혁의 중대한 시기에 보여준 리더십에 깊이 감사한다"며 "그의 결정에 존중을 표한다"고 말했다.
브렌데는 노르웨이 외무장관을 지낸 정치인 출신으로, 과거에도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위법 행위를 부인해왔다.
이번 검토는 브렌데가 2018년과 2019년 엡스타인과 가진 세 차례의 만찬과 이후 이메일·문자 교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브렌데는 2018년 만찬이 노르웨이 외교관 출신 테르예 뢰드-라르센(Terje Rød-Larsen)의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듬해 다른 지도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두 차례 더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엡스타인의 과거 범죄 행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그의 이력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공개된 엡스타인 문건은 유럽 정치권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달 초 노르웨이 경찰은 전 총리 토르비에른 야글란드(Thorbjørn Jagland)에 대해 "중대 부패"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야글란드는 노벨평화상 위원회 위원장과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 사무총장을 지낸 인물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지난해 창립자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가 사임한 이후 경영 혼란을 겪어왔다. 차기 지도체제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사임이 추가적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렌데는 지난달 다보스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공개 질의응답 세션을 진행한 바 있다.
포럼 이사회는 알로이스 츠빙기(Alois Zwinggi)를 임시 회장 겸 CEO로 선임해 과도기를 관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