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4 10:34 AM
By 전재희
이란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Ayatollah Ali Khamenei) 사망 이후,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 (Mojtaba Khamenei)(56)가 차기 최고지도자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수)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수년간 혁명수비대(IRGC)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며 성직자 사회 내 영향력을 키워왔으며, 최근 미·이스라엘 공습 속에서도 생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견 성직자인 그는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는 개혁파에 반대해 왔으며,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서방과의 협상에도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 기반 정책단체 '유나이티드 어게인스트 뉴클리어 이란(United Against Nuclear Iran)'의 카스라 아라비는 "모즈타바는 특히 젊고 급진적인 혁명수비대 세력 내에서 강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며 그를 사실상 "미니 최고지도자"로 묘사했다.
그는 공식 정부 직책을 맡은 적은 없지만, 오랫동안 부친의 '문지기(gatekeeper)' 역할을 하며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성직자 기구인 전문가회의(Assembly of Experts)가 선출한다.
아야톨라 아흐마드 하타미 (Ahmad Khatami) 위원은 국영 TV에서 "결론에 가까워졌다"며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지도자는 외교·군사·핵 정책 등 국가 핵심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진다.
모즈타바는 1969년 마슈하드에서 태어나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시아파 신학 중심지인 쿰(Qom)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성직자 서열은 '호자톨이슬람(Hojjatoleslam)'이다.
이는 아야톨라(Ayatollah)보다 한 단계 낮은 지위로, 일각에서는 그가 최고지도자가 되기에는 종교적 자격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슬람 공화국 창시자인 루홀라 호메이니 (Ruhollah Khomeini)와 부친 하메네이는 모두 아야톨라 직위를 갖고 있었다.
미 재무부는 2019년 모즈타바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미 당국은 그가 선출·임명직 없이도 부친을 대신해 공식 역할을 수행했으며,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및 바시즈 민병대와 긴밀히 협력해 "지역 불안정과 국내 억압 정책을 진전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히잡 규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여성 사망 사건 이후 벌어진 대규모 시위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1979년 왕정을 무너뜨린 국가에서 권력이 부자(父子) 간 승계되는 것에 대해 국내외에서 '왕조 정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다만 유력 후보였던 전 대통령 에브라힘 라이시 (Ebrahim Raisi)가 2024년 헬기 사고로 사망한 이후, 모즈타바의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의 배우자는 강경 보수 성향 정치인 골람알리 하다드아델 (Gholamali Haddadadel) 전 국회의장의 딸로, 최근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권 내부의 권력 재편이 임박한 가운데,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향후 행보가 중동 정세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