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6 10:09 PM

고용 둔화·유가 급등 겹치며 미 증시 급락...4월 이후 최악의 주간

By 전재희

미국 노동시장 둔화와 유가 급등,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미국 증시가 4월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금) 보도했다. 

6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53포인트(0.9%) 하락했다. 이번 주 전체 기준으로는 3% 떨어지며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이날 1.3% 하락해 주간 기준 2%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6% 하락하며 한 주 동안 1.2% 하락했다.

뉴욕 증권 거래소
(뉴욕 증권 거래소. 자료화면)

시장의 불안 심리는 이날 발표된 미국 고용 지표에서 촉발됐다. 미국 경제는 2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9만2000개가 줄어들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1월에는 12만6000개의 일자리가 증가했으며 경제학자들은 5만개 증가를 예상했었다. 실업률도 4.4%로 상승했다.

여기에 중동 전쟁 확산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더 커졌다. 글로벌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원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쿠웨이트는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일부 유전의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유가는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원유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12% 급등한 배럴당 90.90달러를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나타냈다. 주간 기준으로는 36%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92.69달러로 8.5% 상승했으며 한 주 동안 27% 오르며 사상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노동시장 둔화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연준은 이달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가 일부 줄어든 상태다.

투자자들은 이미 여러 위험 요인에 직면해 있다. 인공지능 확산이 기업 고용 구조를 바꿀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핀테크 기업 블록(Block)은 최근 AI 도입을 이유로 전체 직원의 40%를 감원하기도 했다.

민간 신용시장에서도 긴장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형 금융사들이 투자자 환매를 제한하거나 대출 자산 가치를 낮추고 있으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대표적인 프라이빗 크레딧 펀드에서 처음으로 인출 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블랙록 주가는 이날 7.2% 급락했다.

국채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이어졌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131%로 마감했고, 단기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금리는 3.554%로 소폭 하락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중동 갈등이 장기화하지 않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려 할 정치적 유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하락장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마호니 자산운용의 켄 마호니 최고경영자는 최근 고객 포트폴리오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캐터필러 등의 주식을 저가 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정책을 발표한 뒤 뒤로 물러서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시장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반응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