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7 07:38 AM
By 전재희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시작한 지 2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란이 걸프 국가들에 대해 이례적으로 사과했지만, 중동 전역에서 군사 충돌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7일(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7일 "이란의 행동으로 영향을 받은 이웃 국가들에 개인적으로 사과한다"고 말하며 걸프 국가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란 임시 지도부가 주변국 영토에서 이란 공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인접 국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발언을 사실상의 항복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이란이 계속 저항할 경우 "매우 강력한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과의 협상은 무조건적인 항복 외에는 없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 내부에서도 논란을 불러왔다. 강경파 성직자이자 국회의원인 하미드 라사이는 소셜미디어에서 "대통령의 입장은 비전문적이고 약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란의 사과 발언이 나온 뒤에도 군사 충돌은 계속 이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인근 알다프라 미 공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여러 차례 대규모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번 전쟁은 이미 이란 국경을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을 공격했고,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을 실시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여러 걸프 국가들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아랍에미리트 국방부는 이날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15기와 드론 119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두바이 공항 인근에 떨어진 요격 잔해로 소규모 사고가 발생했으며 항공사 에미레이트는 한때 두바이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기도 했다.
전쟁이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에도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원유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마셜제도 선적 유조선을 공격했다고 국영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대응해 미국 정부는 걸프 지역에서 운항하는 석유·가스 운송선의 보험 손실을 최대 200억 달러까지 보장하는 재보험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이 걸프 지역에서 유조선 호위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를 정면으로 도전했다.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 과정에 관여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사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는 "새 지도자는 이란 헌법 절차와 이란 국민의 의지에 따라 선출될 것이며 외국의 개입은 없다"고 밝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이란 내부에서는 새로운 최고지도자를 신속히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경 성향의 주요 성직자들도 전쟁 상황에서 국가를 이끌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조속한 지도자 선출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