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2 06:47 AM
By 전재희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동 해상 무역로를 겨냥한 공격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중동 해역에서는 7척의 상선이 공격을 받았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전쟁이 세계 원유 공급에 "역대 최대 수준의 교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컨테이너선은 두바이와 이라크 인근 해역에서 공격을 받았고, 바레인 (Bahrain) 은 자국 석유 저장 시설이 공격 대상이 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예멘의 후티 반군과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세력이 홍해 남쪽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 (Hapag-Lloyd) 가 소유한 컨테이너선 '소스 블레싱(Source Blessing)'이 아랍에미리트 제벨알리 항 인근에서 파편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이 선박은 덴마크 해운사 A.P. 몰러-머스크 (A.P. Moller-Maersk) 에 용선된 상태였다.
선박 통신 책임자인 닐스 하우프트는 "작은 화재가 발생했지만 곧 진압됐고 승무원은 모두 안전하다"며 "현재 페르시아만에서 항해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격으로 지난 하루 동안 이란 인근 해역에서 공격을 받은 상선은 7척으로 늘었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페르시아만에서 최소 19척의 상선이 공격을 받거나 피해를 입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Strait of Hormuz) 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미국과 지역 국가들이 유조선 호위 작전을 요청했지만 미군은 아직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크리스 라이트 (Chris Wright) 미국 에너지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미 해군이 유조선을 호위하는 작전은 비교적 곧 시작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군사 자산은 이란의 공격 능력과 무기 생산 기반을 파괴하는 데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의 호위 작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스 시장에서도 충격이 커지고 있다.
해운 중개업체들에 따르면 전 세계 LNG 운반선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최소 20척이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인 상태다.
그 결과 LNG 운송 비용은 하루 20만 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이는 전쟁 이전 약 9만8천 달러 수준에서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페르시아만 국가들은 세계 LNG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지만 현재는 극히 일부 선박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카타르에너지 (QatarEnergy) 가 운영하는 생산 시설이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급 충격이 더욱 커졌다.
에너지 트레이더들은 아시아와 유럽 LNG 가격이 이미 이번 주에 약 40% 상승했으며 다음 주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 해상 교통로의 불안정이 전쟁 종료 이후에도 수개월 동안 글로벌 에너지와 해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두바이 제벨알리 항은 자동차, 중장비, 전자제품 등 각종 상품을 환적하는 중동 최대 항만으로, 이 지역의 해상 안전이 악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 (Hezbollah) 가 수십 발의 로켓을 발사한 이후 관련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유엔은 이번 전쟁으로 이란 내부에서 최대 320만 명이 국내 실향민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