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4 04:41 PM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방어 위해 동맹국 군함 파견 촉구...이란 보복 위협 속 긴장 고조

By 전재희

미국이 이란의 핵심 에너지 거점인 하르그 섬을 공습한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안전 확보를 위해 각국에 군함 파견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이 이 해협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국제 해군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세계 각국은 그 항로를 보호해야 하며 미국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미국은 각국과 협력해 항행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루어지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영상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그는 특히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해군 함정을 파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통로로, 이곳의 봉쇄 여부는 국제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르그 섬 공습 이후 전면 확전 가능성

이번 긴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부터 이란 군사시설을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3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발생했다.

미군은 최근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 섬을 공습했다. 하르그 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처리되는 전략적 에너지 허브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하르그 섬에서 해군 기뢰 저장 시설, 미사일 저장 벙커 등 90개 이상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공습이 중동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격 작전 가운데 하나였다고 주장하며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섬의 석유 수출 시설은 의도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항행을 방해하지 않는 한 석유 시설은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항행이 방해된다면 즉시 결정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중동 전역 확전 경고

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대해 강력한 보복을 경고하며 중동 전역에서 긴장을 높이고 있다.

이란 군 대변인은 아랍에미리트(UAE) 주민들에게 항구와 부두, "미국의 은신처"에서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이란은 특히 두바이의 제벨 알리 항구, 아부다비의 칼리파 항구, 푸자이라 항구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경고를 내렸다.

UAE 국방부는 이날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9기와 드론 33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푸자이라 지역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에너지 시설이 일부 피해를 입었으며 잔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진행했다.

푸자이라는 호르무즈 해협 외곽에 위치한 세계적인 선박 연료 공급 허브로 하루 약 100만 배럴의 UAE 원유가 이곳을 통해 수출된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수요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상 공격 확산과 글로벌 에너지 충격

이번 전쟁은 이미 국제 에너지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전쟁 이후 2,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대부분이 이란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전쟁이 글로벌 석유 공급 역사상 가장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석유 선적 작업이 중단되었고 해협 주변 상선과 유조선에 대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 군사 개입 논의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각국이 실제로 군함을 파견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프랑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국제 연합 해군 협력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 역시 동맹국들과 함께 해상 운송 보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스위스는 중립국 입장을 유지하며 미국이 요청한 정찰기 영공 통과 요청을 거부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논란 지속

한편 이란에서는 새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상태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하메네이가 부상을 입고 외모가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락치는 이를 부인했다.

아락치는 "새 최고지도자에게 아무 문제도 없다"며 "그는 이미 메시지를 발표했고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최근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국영 방송을 통해 발표된 성명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걸프 국가들, 전쟁 확산에 불만

중동 걸프 국가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자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대통령 외교고문 안와르 가르가시는 이란이 걸프 국가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군사적 무능과 정치적 고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직접 대응하지 못하고 아랍 국가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되거나 해상 공격이 확대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