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2 08:06 PM

오픈AI, 실리콘밸리 화제 프로그램 'TBPN' 인수... AI 내러티브 주도 나서

By 전재희

오픈AI가 실리콘밸리에서 급부상한 기술 토크쇼 'TBPN'을 인수하며 인공지능(AI) 관련 여론 형성에 직접 나서는 전략을 본격화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이번 인수는 오픈AI의 신임 경영진이 회사의 메시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확산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이야기의 중심에 서겠다"... 전략적 미디어 투자

WSJ에 따르면 오픈AI는 기술·비즈니스 토크쇼 'TBPN(Technology Business Programming Network)'을 인수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실리콘밸리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며 기술 업계 주요 인사들의 인터뷰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왔다.

오픈 AI
(오픈 AI. 자료화면)

이번 거래는 오픈AI의 제품 및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피지 시모(Fidji Simo) 주도로 추진됐다. 시모는 AI 기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직접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 중심 확산 전략... "핵심 타깃은 온라인 세대"

오픈AI는 특히 X(구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콘텐츠의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TBPN'은 유튜브 구독자 수는 약 5만9천 명 수준이지만, 클립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기술 업계 인식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모는 전체 방송을 시청하기보다 바이럴 클립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에 주목하며, "항상 온라인에 연결된 이용자들(terminally online)을 겨냥해 오픈AI의 이야기를 전달하려 했다"고 평가된다.

기존 미디어와 차별화... "스타트업·엔지니어 영향력 집중"

2024년 10월 시작된 'TBPN'은 3시간 분량의 라이브 방송 형식으로, 기술 뉴스 분석과 인터뷰를 결합한 독특한 포맷으로 인기를 끌었다.

마크 큐반(Mark Cuban), 애플의 에디 큐(Eddy Cue) 등 주요 인사들이 출연하며 기존 언론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논의가 이루어진 점이 특징이다.

특히 젊은 창업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기술 경영진 등 핵심 오피니언 리더층 사이에서 높은 영향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편집 독립성 유지"... 경쟁사 출연 여부는 변수

오픈AI는 인수 이후에도 'TBPN'의 편집 독립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경쟁사 임원들의 출연이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타(Meta)나 앤스로픽(Anthropic) 등 경쟁 AI 기업 관계자들이 오픈AI 소유 매체 출연을 꺼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기업의 미디어 진출... 성공 사례는 제한적

기술기업이 자체 미디어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SNBC 설립에 참여했고, 아마존은 영화·TV 등 대규모 콘텐츠 사업을 운영 중이다. 벤처캐피털 안드리센 호로위츠도 자체 미디어를 시도했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장기적으로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심은 제품 경쟁력"... 내부 긴장도 병존

한편 시모는 내부적으로는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핵심 제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전사 회의에서 "특히 기업 생산성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다른 프로젝트는 후순위로 밀려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가 미디어와 기술 경쟁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가운데, 이번 'TBPN' 인수가 실제로 AI 담론 주도권 확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