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0 07:31 AM
By 전재희
이란과 미국 간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동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이 사실상 폐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폭스뉴스(FOX)가 10일 보도했다.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막히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물류망에 심각한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 기업 클러(Kpler)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는 사실상 '제로' 수준이다.
현재 해협 서쪽에는 약 3,200척의 선박이 대기 중이며, 이 가운데 800척은 유조선 및 화물선으로 확인됐다.
클러의 매트 스미스(Matt Smith) 분석가는 "현재 어떤 석유 제품도 통과하지 않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해협은 폐쇄된 상태"라고 밝혔다.
국제해사기구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약 2만 명의 선원이 페르시아만 일대에 발이 묶인 상태다.
일부 선박은 오만 및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항로로 우회하고 있지만, 이 경우 운송 기간이 약 2주 늘어나고 비용도 약 25%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해협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통제 아래 있으며, 통과 여부를 사실상 이란이 결정하고 있다.
또한 일부 선박에 대해 배럴당 1달러 수준의 통과 शुल्क을 요구하고, 암호화폐로 지불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해협을 단순 군사적 수단이 아닌 '경제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하고 안전하게 개방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휴전은 해협 재개방을 핵심 조건으로 포함하고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협이 공식적으로 재개방되더라도 선박 운항이 즉각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스미스 분석가는 "해협에 기뢰가 설치됐는지조차 확실하지 않고,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 위험도 여전히 크다"며 "선사들은 이런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쟁 위험 보험료가 급등하면서 경제적 부담 역시 운항 재개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 수장 술탄 알 자베르(Sultan Al Jaber)는 "호르무즈 해협은 열려 있지 않다"며 "접근이 제한되고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통과를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 고위급 인사들은 파키스탄에서 영구적 휴전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해협 통행 재개가 지연되면서, 이번 휴전이 실질적 안정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물류 시스템 전반에 장기적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