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4 10:46 AM

이란 전쟁 속에서도 미국 경제 '견조'...은행들 "소비는 유지, 에너지 비용은 부담"

By 전재희

이란 전쟁 여파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서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급등이 소비자 부담으로 서서히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1분기 은행 실적 호조...소비·대출·투자 모두 유지

WSJ에 따르면, JP모건 체이스,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주요 3대 은행은 2026년 1분기 동안 총 275억3,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한 실적을 발표했다.

은행들은 공통적으로 가계와 기업이 전쟁, 인공지능 리스크, 인플레이션, 사모대출 시장 불안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소비와 차입, 투자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JPMorgan의 소비자 부문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 대비 9% 증가했으며, 주택담보대출과 카드 대출을 포함한 전체 연체율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적 리스크 존재"...경기 낙관 속 경고

제이미 다이먼 JPMorgan 최고경영자는 현재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평가하면서도 "복합적인 리스크(complex set of risks)가 향후 경제 경로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 다이먼 회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자료화면)

그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그 규모는 상당하다"고 밝혔다.

에너지 가격 급등...저소득층 중심으로 부담 확대

이란 전쟁은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확대시키며 휘발유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소비 패턴에도 점진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챨리 스카프(Charlie Scharf) 웰스파고 최고경영자는 "소득이 낮은 소비자층에서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웰스파고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연료 지출은 전쟁 이전 대비 약 25~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체 소비 지출 자체는 여전히 "상당히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됐다.

은행들은 특히 고소득층의 경우 최근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자산 증가와 코로나 이후 축적된 현금 여력이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는 유지되지만...부채 증가·예금 둔화 신호

긍정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고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JPMorgan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잔액을 늘리고 있으며, 예금 증가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또한 소상공인 대출은 전년 대비 10% 감소하는 등 기업 부문에서는 일부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은행들 "아직은 건전"...손실충당금 축소

한편 JPMorgan은 소비자 금융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해 대손충당금을 일부 환입했다. 신용손실 충당금은 전년 대비 약 24% 감소했다.

제레미 바눔(Jeremy Barnum) 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던 점이 과도한 보수적 전망을 피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손실 전망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쟁 장기화 여부가 변수

은행들은 현재까지 소비와 금융 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의 충격이 경제 전반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란 전쟁 장기화 여부와 에너지 가격 추이가 향후 미국 경제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