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2 07:10 AM

왜 미국 휘발유 가격은 해외보다 저렴한가

By 전재희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 4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럽과 아시아 주요 국가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는 구조적인 차이에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세계 주요국의 Gas Price
(셰계 주요국의 휘발유 가격. WSJ)

단순한 시장 가격이 아니라 세금, 에너지 정책, 생산 구조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 결과다.

세금 구조의 차이: 가장 큰 핵심 요인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세금이다. 미국 소비자가 지불하는 휘발유 가격 중 세금 비중은 약 60센트 수준으로, 전체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 독일이나 영국 등에서는 휘발유 가격의 50~60%가 부가가치세(VAT)와 연료세로 구성된다.

실제로 독일의 경우 갤런당 약 8달러 이상 수준을 기록했으며, 그 절반 이상이 세금이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세율 문제가 아니라 정책 방향의 차이다. 미국은 주로 도로·고속도로 유지에 세금을 사용하지만, 유럽은 대중교통, 복지, 환경 정책 등 광범위한 재정 재원으로 활용한다.

에너지 자립도: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다. 이는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셰일 혁명 이후 미국은 원유 생산을 크게 늘렸고, 그 결과 글로벌 공급 충격에 대한 방어력이 높아졌다.

이란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해도 유럽이나 아시아보다 가격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소비 구조: '자동차 중심 사회'

미국은 전형적인 자동차 중심 사회다. 평균적으로 미국인은 연간 약 1만3,000마일을 운전한다.

이 때문에 연료 가격 상승은 곧바로 정치·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정부 입장에서도 높은 연료세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낮은 세금 정책으로 이어진다.

국가별 가격 격차: 국경을 넘는 '주유 여행'

가격 차이는 실제 행동으로도 이어진다. 멕시코에서는 평균 휘발유 가격이 약 5달러 수준이며, 이 중 약 2달러가 세금이다.

이 때문에 미국 국경 인근에 사는 멕시코 주민들은 더 저렴한 가격을 이용하기 위해 텍사스로 넘어가 주유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가격 격차가 단순 통계가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 행동을 유도할 정도로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환경 정책 비용: 미국도 점차 변화 중

미국 역시 최근 변화 조짐이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 같은 주에서는 탄소 배출권, 환경 규제 비용 등이 추가되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유럽 수준의 환경세 체계와는 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