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4 06:45 AM
By 전재희
미국 국방부가 이란 전쟁을 둘러싼 동맹 갈등과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일부 회원국에 대한 제재 방안을 검토한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특히 스페인의 NATO 내 지위 제한 또는 사실상 '정지' 가능성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 내부 이메일에는 NATO 동맹국들이 이란 전쟁 과정에서 미군 작전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담겼다.
도날트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기지 사용, 영공 통과 등 기본적인 군사 협력(ABO, access, basing, overflight) 제공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한 미 정부 관계자는 "ABO는 NATO 동맹의 최소 기준"이라며, 일부 국가들이 이를 거부하거나 제한한 것은 사실상 동맹의 핵심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문건에는 Spain을 포함한 '협조적이지 않은 국가들'에 대해 NATO 내 주요 직책에서 배제하거나, 상징적으로 영향력이 큰 조치를 취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은 이란 공격에 자국 기지와 영공 사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미 측의 강한 불만을 샀다. 미국은 스페인에 로타 해군기지와 모론 공군기지 등 핵심 군사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갈등의 파장이 더욱 크다.
다만 실제로 NATO 회원국을 '정지'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존재하는지는 불분명하며, 현실적 실행 가능성보다는 정치적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건에는 United Kingdom과 관련해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입장을 재검토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클랜드 제도는 영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Argentina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으로, 1982년 양국 간 전쟁이 벌어진 바 있다. 이러한 사안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경우 동맹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NATO 동맹국들이 미국의 안보 부담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는 인터뷰에서 NATO 탈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방부 역시 "동맹은 종이호랑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유럽 국가들의 '권리 의식(entitlement)'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이란 전쟁이 단순한 중동 분쟁을 넘어 서방 동맹 구조 자체를 흔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 국가들은 이란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기 위해 미국의 해상 봉쇄 작전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이는 곧 NATO 내부 균열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NATO의 집단방위 체제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며, 특히 유럽이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내부 문건은 아직 공식 정책으로 채택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동맹 재편 또는 압박 전략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제 안보 질서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