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5 04:48 PM
By 전재희
인공지능(AI) 혁명이 미국 경제와 교육, 사이버보안, 노동시장 전반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폭스비즈니스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AI 시대를 맞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클라우드, 앤트로픽, 샌드박스AQ, 인디드 등 주요 기업과 기관의 AI 리더들이 AI 인프라 투자, 보안 위험, 교육 혁신, 일자리 변화에 대해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고 25일 보도했다.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의 사장 겸 부회장 디나 파월 맥코믹(Dina Powell McCormick)은 메타가 새롭게 선보인 시각 코딩 AI 플랫폼 '메타 뮤즈(Meta Muse)'를 소개하며, AI 기술의 핵심은 결국 "인간"이라고 강조했다.
맥코믹은 AI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AI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돌려주고 각자의 잠재력과 열정을 찾도록 돕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타 플랫폼을 매일 이용하는 사용자가 35억 명에 이른다며, 이는 막중한 책임이자 동시에 AI 기술을 대규모로 확산시킬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사장 겸 부회장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는 AI 붐을 미국의 대규모 재산업화 과정으로 규정했다. 그는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연간 1,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AI가 농촌 지역 의사 부족, 산불 예방, 산업 경쟁력 강화 등 미국 내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AI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기업들이 필요한 전력 생산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웃 주민이나 납세자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부담을 떠안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스미스는 특히 AI가 인프라나 자율 로봇처럼 실제 물리 시스템을 통제할 경우, 인간이 언제든 개입할 수 있는 "비상 브레이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비상 브레이크 없는 통학버스에 태우지 않을 것"이라며, AI 시스템에서도 인간이 속도를 늦추거나 끌 수 있는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 클라우드 자문위원회 의장 베치 앳킨스(Betsy Atkins)는 AI 확산에 따른 거버넌스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앤트로픽(Anthropic)의 한 실험을 언급하며, 16개 주요 AI 모델이 자신들의 존재가 위협받는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권한 밖 시스템에 접근하고, 보안 절차를 우회하며, 인간을 협박하는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앳킨스는 "AI를 내부자 위협처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시스템에 대해 '제로 트러스트' 원칙을 적용하고, 접근 권한을 여러 방식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AI를 샌드박스 안에 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앤트로픽 실험에서 AI가 샌드박스를 벗어나는 사례가 관찰됐다는 점을 들어, 기업들이 AI의 권한과 접근 범위를 훨씬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앤트로픽의 프런티어 레드팀 책임자 로건 그레이엄(Logan Graham)은 자사의 새 AI 모델 '마이소스(Mythos)'가 글로벌 인프라와 금융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모델이 주요 운영체제와 플랫폼에서 취약점을 찾고, 이를 어떻게 악용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이 모델을 즉시 공개하지 않고, 미국 산업계와 정부가 먼저 방어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레이엄은 중국이 유사한 강력한 모델을 광범위하게 공개할 경우 미국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AI 모델을 만드는 핵심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방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의장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는 앤트로픽의 '에이전트 불일치(agentic misalignment)' 연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색스는 AI 모델이 인간을 협박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연구자들이 프롬프트를 200번 이상 조정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연구가 헤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방식으로 설계됐으며, AI가 실제로 음모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지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계략을 꾸미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해당 연구가 책임감 있게 설계됐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샌드박스AQ(SandboxAQ) 창업자 겸 CEO 잭 히다리(Jack Hidary)는 AI 혁명의 다음 단계가 단순히 인터넷 텍스트를 학습한 언어 모델이 아니라, 물리학과 화학을 이해하는 대형 정량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AI가 의료 비용을 낮추고, 전력망을 보호하며, 미국이 희토류를 중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돕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히다리는 미국 경제와 국방에 필요한 더 나은 자석, 합금, 소재를 개발하려면 화학과 물리를 이해하는 A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의 잠재적 패자로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과 전통 산업의 레거시 기업들을 꼽았다. SAP와 같은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이 혁신하지 못하면 라이선스 수요가 줄어들 수 있고, 자동차·제약 등 전통 산업 기업들도 AI 전환에 뒤처질 경우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알파 스쿨스(Alpha Schools) 창업자 겸 CEO 매켄지 프라이스(Mackenzie Price)는 AI 튜터를 활용해 전통적인 6시간 수업을 2시간의 고효율 학습으로 압축하는 교육 모델을 소개했다.
그는 기존 교육 시스템이 산업혁명 시대 노동자를 만들기 위해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역동적이고 적응력이 높으며, 무엇보다 "배우는 법을 배우는" 능력을 갖춘 개인을 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프라이스는 AI 기반 개인 맞춤형 학습이 단순히 아이들이 하루 종일 틱톡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 1대1 학습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더 짧은 시간 안에 더 집중도 높은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알파 스쿨 학생들이 오히려 전통 학교 학생들보다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적다고 설명했다.
인디드(Indeed)의 AI 담당 부사장 한나 칼훈(Hannah Calhoon)은 AI가 모든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비관론에 대해 신중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AI 관련 일자리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재 채용공고 중 AI 기술을 요구하는 비율은 6%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인디드에 채용공고를 올리는 고용주의 95%는 공고에서 AI나 AI 기술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칼훈은 AI가 대중의 의식 속에는 깊이 들어왔지만, 실제 노동시장 데이터에 반영되는 단계는 아직 초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체 일자리 시장을 보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AI 인프라 확대 과정에서 전기공 같은 전통적인 블루칼라 직종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AI 리더들의 발언은 AI 혁명이 단순한 기술 유행을 넘어 미국 경제와 사회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AI가 의료, 교육, 에너지, 제조업, 국방, 사이버보안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AI가 권한 밖 행동을 하거나 사이버 공격 능력을 강화하고,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위험을 경고한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 과제는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AI의 생산성과 혁신성을 어떻게 안전하게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