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7 05:30 AM
By 전재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행사장 보안 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워싱턴 힐튼 호텔은 외부 경계선과 보안 경고에도 불구하고 실제 출입 절차는 매우 느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자들은 단순히 만찬 티켓이나 사전 행사 초대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거리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었으며, 별도의 신원 확인이나 티켓 스캔 절차는 없었다고 전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호텔 로비와 저층 구역까지 별도의 검색 없이 접근할 수 있었고, 실제 금속 탐지기를 통과한 것은 만찬장이 위치한 볼룸 입구에서였다. 이는 대형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보다도 보안이 허술한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31세 용의자는 사건 전날 호텔에 체크인해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직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그는 사건 당일이 아니라 예약한 날 이미 보안 계획을 무력화한 것"이라며 "군대를 막기 위해 만든 경계였지만, 결국 방 열쇠 하나면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용의자는 여러 무기를 소지한 채 호텔에 들어왔으며, 사전에 작성한 글에서 "아무도 내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용의자는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직후 검문소를 지나 볼룸 방향으로 달려갔으며, 총기를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보안 요원들이 대응 사격을 했고, 용의자는 1층에서 제압됐다.
수사당국은 용의자의 객실에서 탄창, 칼, 노트북, 저장장치 등을 확보하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미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의 보안 체계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여러 차례 위협 사건 이후에도 대규모 정치 행사의 안전 확보가 여전히 어려운 현실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전직 비밀경호국 고위 관계자는 "오늘날과 같은 위협 환경에서 기존 보안 프로토콜이 충분한지 의문"이라며 "답은 결국 경호국이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밀경호국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보호 체계는 효과적으로 작동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용의자는 외곽 보안선에서 차단됐으며, 대통령에게 접근하려면 추가적인 여러 방어선을 통과해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국은 사건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향후 모든 수준에서 보안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워싱턴 힐튼 호텔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피격된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당시 사건 이후 대통령 이동 경로와 출입 방식이 크게 강화됐지만, 이번 총격 시도는 대형 행사장 보안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 이후 해당 호텔을 "특별히 안전한 건물이 아니다"라고 평가하며 백악관 내 대형 볼룸 건설 필요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