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9 10:43 AM
By 전재희
미국 정부가 중국산 첨단 차량의 자국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규제와 관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이미 중국 차량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29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금지된 중국 자동차들이 활발히 유통되고 있으며, 바로 인접한 엘파소 주민들이 이를 직접 접하고 있다.
현지 딜러십에는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EX2, BYD의 하이브리드 픽업, Great Wall Motor의 SUV 등 다양한 중국 차량이 판매되고 있다.
이들 차량은 2만 달러 수준의 가격과 첨단 기능을 앞세워 기존 포드, 쉐보레 차량 고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현지 판매원은 "미국에서 판매가 허용된다면 시장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에서도 위기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호세 무뇨스 CEO는 "중국 업체와 같은 가격으로 경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차량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멕시코에서 구매한 차량의 등록도 사실상 어렵게 만들어 시장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여기에 상원의원들은 멕시코·캐나다에서 등록된 중국 차량의 미국 진입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며, 중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도 막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미국 시장을 중국 자동차로부터 완전히 봉쇄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규제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다르다. 멕시코 거주자나 이중국적자는 중국 차량을 몰고 미국에 진입할 수 있어, 국경 지역에서는 사실상 중국차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실제로 한 20대 운전자는 BY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이용해 멕시코에서 엘파소로 통학하고 있으며, "같은 가격대에서 이만한 성능을 제공하는 차는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 자동차 평균 가격이 약 5만 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 차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자동차 산업은 고수익 SUV와 픽업트럭 중심 구조로 재편되면서, 2만 달러 이하의 저가 차량 시장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이 '빈틈'을 공략할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정부 보조금과 낮은 인건비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데다,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하이브리드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SAIC, Chery 등 중국 업체들은 이미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멕시코에서는 전체 판매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중국 전기차 수입 확대를 검토 중이어서 북미 시장 전체가 점차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중국 자동차의 미국 진입이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닛산 북미 회장은 "중국 업체들은 결국 미국 시장에 진입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그것은 반드시 일어날 일"이라고 말했다.
이미 일부 중국 기술은 우회적으로 미국에 들어오고 있다.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는 중국 지리 계열 차량을 기반으로 로보택시를 개발 중이다.
시장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약 30%가 중국 차량 구매 의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10년 전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과거 일본·한국 자동차가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 자동차 역시 유사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결국 미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는 이미 국경을 넘어 소비자 인식 속으로 진입한 상태이며, 향후 미국 자동차 산업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