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1 10:16 PM

트럼프, 독일 주둔 미군 5,000명 철수 명령...나토 갈등 격화

By 전재희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5,000명의 철수를 지시하면서, 유럽 동맹국들과의 갈등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이란 전쟁 대응을 둘러싼 독일과의 충돌 이후 단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비판 직후 전격 결정...정치적 메시지 성격

이번 철수 결정은 메르츠 독일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직후 나왔다. 메르츠 총리는 당시 "이란 지도부가 미국을 굴욕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전략 부재를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미 국방 당국자는 이러한 발언을 "부적절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정당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방위는 유럽이"...장기 전략과 맞물린 조치

미 국방부는 이번 철수가 단순한 정치적 대응을 넘어, 유럽이 자체 방위를 책임지도록 하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은 유럽 내 군사 부담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다른 지역으로 병력을 재배치하려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철수는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며, 육군 여단 규모 병력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나토 균열 우려..."동맹 약화" 비판도

하지만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이번 조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결속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독일은 유럽 내 최대 미군 주둔 국가로, 중동 작전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해왔다. 주요 기지와 물류 인프라가 집중된 만큼, 병력 감축은 전략적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 대응 압박...동맹 역할 확대 요구

이번 결정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국제 연합 구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해상 안전 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해 왔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며 선박 공격과 통제 조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동맹국들의 군사적 기여 확대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주둔 미군 재편 가속...인도·태평양으로 이동

미국은 현재 약 8만5,000명의 병력을 유럽에 배치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를 계기로 병력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부 병력은 서반구 및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루마니아 주둔 전투여단 철수, 스페인·이탈리아 병력 감축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유럽 내 군사 재배치를 추진해 왔다.

"동맹 재정립 vs 즉흥적 대응"...평가 엇갈려

결국 이번 결정은 '동맹 책임 재조정'이라는 전략적 판단과 '정치적 대응'이라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방위 책임 확대라는 현실적 요구로 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동맹을 압박하는 방식이 오히려 장기적인 협력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