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09:06 AM
By 전재희
오픈AI(OpenAI)가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가운데, 급격한 성장 전략과 재무 안정성 사이에서 내부 긴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특히 최고재무책임자(CFO) 사라 프라이어(Sarah Friar)가 창업자 샘 알트먼(Sam Altman)의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 샘 알트먼이 공개 행사에서 제시한 '1.4조 달러 규모 컴퓨팅 투자' 발언이었다. 당시 오픈AI의 연간 매출이 약 130억 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는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즉각 제기됐다.
이에 대해 프라이어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실제 계획은 2030년까지 약 6,000억 달러 수준이라고 정정하며 진화에 나섰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자체에 대해서도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 경영진은 현재 IPO 가능성을 타진하며 증권거래소와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공식 절차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문제는 속도다. 알트먼은 가능한 한 빠른 상장을 원하고 있는 반면, 프라이어는 기업의 재무 구조와 공시 체계가 아직 상장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 2027년까지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너무 늦으면 경쟁사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너무 빠르면 재무 부담이 폭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픈AI가 매우 좁은 선택지를 놓고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고민은 최근 사업 성장세 둔화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구글의 AI 서비스 'Gemini'가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앤트로픽(Anthropic)의 개발자용 코딩 도구 'Claude Code'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오픈AI는 일부 매출 및 사용자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챗GPT(ChatGPT)의 주간 사용자 10억 명 달성 목표도 아직 이루지 못한 상태다.
프라이어의 역할은 단순한 재무 관리자를 넘어, 창업자의 공격적 비전을 현실적인 사업 모델로 전환하는 '조율자'에 가깝다.
이는 과거 구글의 루스 포랫(Ruth Porat), 메타의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 스페이스X의 그윈 샷웰(Gwynne Shotwell) 등이 맡았던 역할과 유사한 구조다.
실제로 프라이어는 과거 결제업체 스퀘어(Square) IPO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으며,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로 평가된다.
현재 오픈AI는 AI 산업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서 있지만, 동시에 막대한 인프라 투자 부담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프라이어는 수익 성장 속도가 투자 규모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장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알트먼은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시장 주도권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려는 입장이다.
투자은행들은 오픈AI와 앤트로픽 중 누가 먼저 상장하느냐에 따라 AI 산업의 투자 흐름이 결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먼저 상장에 성공하는 기업이 막대한 투자 자금을 선점하고 시장 기준을 설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오픈AI는 지금, 기술 혁신과 재무 안정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향후 수년간의 운명을 가를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