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4 06:00 AM

AI 붐 타고 SK하이닉스, 시가총액 1조 달러 눈앞

By 전재희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힘입어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한 데 이어 SK하이닉스까지 같은 대열에 합류할 경우, 한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1조 달러 기업을 두 곳 이상 보유한 첫 국가가 된다.

로이터통신은 14일 서울발 기사에서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약 9,42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으며, 1조 달러 달성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주가 200% 이상 급등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들어 200% 이상 상승했다. 앞서 2025년에도 274%라는 폭발적인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급등세는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뿐 아니라 일반 메모리 반도체 수요까지 함께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sk 하이닉스
(SK 하이닉스, SK)

불과 16개월 전만 해도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기업가치가 급격히 재평가됐다.

현재 아시아 최대 기업은 대만 TSMC로, 시가총액은 1조8,300억 달러를 넘는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TSMC 등 아시아 3대 시가총액 기업이 모두 반도체 기업이라는 점은 AI 시대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보여준다.

한국 증시도 AI 랠리 수혜

SK하이닉스의 상승세는 한국 증시 전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14일 SK하이닉스 주가는 0.3% 하락 마감했지만, 코스피는 1.75% 오른 7,981.4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86% 이상 상승했으며, 2025년에도 75% 급등해 1999년 이후 가장 강한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올해 말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보다 40% 상향한 10,500포인트로 제시했다.

호주 시드니의 IG 시장분석가 파비앙 입(Fabien Yip)은 "시장은 특히 일본과 한국의 AI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FOMO, 즉 수익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 심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도 변수

SK하이닉스 주가는 경쟁사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으로 단기적인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한국 노조는 SK하이닉스와의 성과급 격차에 강하게 반발하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5월 21일부터 18일간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와 노조는 이번 주 임금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있으며, 한국 노동위원회도 양측에 토요일 정부 중재 하의 추가 협상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Micron), TSMC 등이 일부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전체 반도체 공급망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AI 공급망 중심에 선 한국 반도체

이번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1조 달러 근접은 AI 산업의 주도권이 단순히 소프트웨어 기업이나 실리콘밸리 빅테크에만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지만, 실제 AI 붐의 핵심 수혜자는 HBM과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들이라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할 경우, 한국 반도체 산업은 삼성전자에 이어 또 하나의 글로벌 초대형 기업을 배출하게 된다. 이는 AI 시대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전략적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