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8 07:56 AM
By 전재희
파키스탄이 이란 전쟁 국면 속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전투기 편대와 수천 명 규모의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동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이슬라마바드(Islamabad)가 동시에 리야드(Riyadh) 방어에 직접 나서면서, 중동 안보 구도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사우디와 체결한 상호방위협정에 따라 약 8,000명의 병력과 JF-17 전투기 편대, 드론 부대, 중국산 HQ-9 방공 시스템을 사우디에 배치했다.
복수의 파키스탄 안보 관계자들과 정부 소식통들은 이번 배치가 단순 상징적 지원 수준이 아니라 "실제 전투 수행이 가능한 규모의 전력"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지난 4월 초 사우디에 약 16대 규모의 JF-17 전투기 편대를 보냈다. JF-17 Thunder 는 파키스탄과 중국이 공동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로, 파키스탄 공군의 핵심 전력 가운데 하나다.
이와 함께 드론 편대 2개와 중국산 장거리 방공 체계인 HQ-9 도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소식통들은 모든 장비는 파키스탄군 인력이 직접 운용하며, 비용은 사우디가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력 증강은 최근 몇 달간 이어진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사우디 핵심 에너지 시설과 군사 기지에 대한 공격 우려가 커지면서 방공망 강화가 시급해졌다는 평가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체결된 파키스탄-사우디 상호방위협정의 구체적 내용은 비공개 상태다.
다만 해당 협정을 열람한 정부 관계자는 협정상 최대 8만 명 규모의 파키스탄 병력이 필요 시 사우디 국경 방어에 투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도 수천 명 규모의 파키스탄군이 기존 협정에 따라 사우디에 주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안보 관계자들은 파키스탄 해군 함정 역시 배치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지만, 실제 사우디 도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파키스탄 국방장관 Khawaja Asif 는 과거 사우디가 사실상 "파키스탄의 핵우산(nuclear umbrella)" 아래에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번 파병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파키스탄이 현재 미국과 이란 간 사실상 유일한 중재국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최근 워싱턴과 테헤란 간 휴전 협상을 성사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했으며, 미국-이란 평화회담도 개최했다. 현재 휴전은 약 6주째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사우디 방어에 직접 군사력을 투입하면서, 파키스탄이 외교적 중립과 전략적 동맹 사이에서 균형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Reuters는 앞서 사우디가 자국 내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란을 상대로 공개되지 않은 다수의 공습을 수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배치에서 또 다른 핵심은 중국산 무기 체계의 중동 영향력 확대다.
JF-17 전투기와 HQ-9 방공 시스템 모두 중국 기술 기반 장비이며, 이는 미국산 패트리엇 체계 의존도를 줄이려는 사우디 전략과 맞물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이 이란 전쟁 과정에서 자국 방공 자산 보호를 우선시하면서, 걸프 국가들이 중국 및 파키스탄과의 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동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배치가 단순 양자 협력을 넘어 "사우디-파키스탄-중국" 축의 군사 협력 심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