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8 11:28 AM

미국 주택 건설업계, '부실 시공 소송' 급증에 몸살...대형 건설사 법적 비용 폭증

By 전재희

미국 대형 주택 건설업체들이 최근 급증하는 부실 시공 소송으로 막대한 법적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고 폭스뉴스(FOX)가 18일 보도했다. 

주택 구매자들은 "값싼 자재 사용과 공사 부실, 관리 감독 실패"를 문제 삼고 있으며, 건설업계는 일부 변호사들이 집단 소송을 부추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주택 시장 둔화와 고금리 부담 속에서 건설사들이 할인·모기지 금리 인하 지원까지 제공하는 상황에서, 이번 소송 리스크는 업계에 또 다른 압박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집이 가라앉고 있다"...균열·곰팡이 피해 속출

네바다주 헨더슨(Henderson)에 은퇴용 주택을 구매했던 블레이크 호리오(Blake Horio)와 베스 호리오(Beth Horio) 부부는 입주 후 심각한 하자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천장 균열이 계속 확산됐고, 미닫이문은 제대로 열리지 않았으며, 집 기초가 수 인치 내려앉아 건물 하부에 틈까지 생겼다는 것이다.

주택 건설 현장
(미국의 주택 건설 현장. AP)

한 구조 엔지니어는 주방 바닥에 구슬을 떨어뜨린 뒤 빠르게 한쪽으로 굴러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집이 침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이 부부는 미국 대형 건설사 PulteGroup 와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이다.

호리오 부부는 건설사가 천장 균열에 대한 외형적 보수만 진행했을 뿐, 토양 침하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 측은 일부 주택이 "특정 지역의 토양 압축 문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엄격한 시공 및 품질 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반박했다.

D.R. Horton·Lennar 등 대형 업체 소송 확대

미국 최대 주택 건설사들인 D.R. Horton 과 Lennar 역시 대규모 소송에 휘말려 있다.

플로리다의 Seminole Tribe of Florida 는 Lennar가 지은 450채 이상의 주택에서 지붕 부실 시공과 곰팡이 문제로 건강 피해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D.R. Horton은 루이지애나주에서 수천 명의 주택 소유주들과 소송 중이다. 주민들은 주택의 환기 시스템과 HVAC 설계가 루이지애나 특유의 습한 환경을 견디지 못해 심각한 곰팡이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루이지애나 주민 타바사 헤이든(Tabatha Hayden)은 "평생 살 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부비동 질환, 만성 두통, 피부 발진까지 겪고 있다"고 말했다.

법적 충당금 급증...건설사 재무 부담 확대

소송 증가에 따라 건설사들의 법적 충당금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Lennar의 자체 보험 충당금은 2025회계연도 기준 3억3,69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D.R. Horton의 법적 청구 대비 충당금은 2022년 말 이후 57% 증가해 11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처리한 건설 결함 관련 청구는 405건으로, 2022년 대비 건수와 비용 모두 두 배 이상 늘었다.

업계는 이미 높은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주택 판매 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건설 결함 소송 비용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값싼 자재·하청 남발" vs "변호사들이 소송 부추겨"

주택 소유주들은 건설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저가 자재를 사용하고, 감독이 부실한 하청업체를 무분별하게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건설업계는 대부분의 하자가 전체 공급 물량 대비 극히 일부이며, 문제 발생 시 상당수는 하청업체 책임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텍사스의 건설사 측 변호사 이안 파리아(Ian Faria)는 일부 원고 측 변호사들이 신규 단지를 돌며 주민들에게 소송 참여를 권유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몇 명만 확보하면 이후 동네 전체에 집단 소송 참여 편지를 돌린다"고 말했다.

중재 조항 무력화도 소송 확대 배경

최근 원고 측 변호사들이 주택 계약서 내 강제 중재(arbitration) 조항을 무효화하는 데 잇따라 성공한 것도 소송 증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그동안 건설사들은 하자 분쟁을 비공개 중재 절차로 유도해왔지만, 일부 법원이 "구매자 선택권이 제한됐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며 정식 재판 진행을 허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심원 재판이 일반적으로 주택 소유주들에게 더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사 피해 사례가 빠르게 공유되면서, 집단 행동과 추가 소송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