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8 11:55 AM

인도 취사용 가스 부족이 캘리포니아 GAS까지 밀어올린다?

By 전재희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뒤흔들면서, 인도의 취사용 가스 부족 사태가 미국 캘리포니아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는 예상 밖의 연쇄 효과를 낳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으며, 전문가들은 여름 운전 시즌이 본격화될 경우 추가 상승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호르무즈 위기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혼란

이번 사태의 핵심 배경은 사실상 봉쇄 상태에 가까워진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쟁 이전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했지만, 최근 군사 충돌과 해상 위협으로 중동발 에너지 수출이 급격히 위축됐다.

인도 가스 부족사태
(인도 가스 부족사태. EPA)

이에 따라 각국은 비축유를 소진하거나 긴급 대체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동산 LPG(액화석유가스)에 크게 의존하던 인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인도, 취사용 LPG 확보 위해 휘발유 첨가제 생산 축소

인도는 세계 최대 LPG 수입국 가운데 하나이며, 전쟁 이전 전체 LPG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중동 공급이 차질을 빚자 인도 정부는 정유사들에 LPG 생산 확대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LPG를 원료로 사용하는 알킬레이트(alkylate) 생산을 줄이고 있다.

알킬레이트는 휘발유 연소 효율과 친환경성을 높이는 첨가제로, 특히 캘리포니아처럼 엄격한 배출 규제를 가진 지역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인도가 그동안 캘리포니아에 상당량의 알킬레이트를 공급해왔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휘발유 시장 '이중 충격'

캘리포니아는 현재 두 가지 충격을 동시에 받고 있다.

첫 번째는 중동산 원유 부족으로 아시아 정유사들의 생산과 수출이 감소한 것이다. 두 번째는 인도가 LPG 확보를 위해 알킬레이트 수출까지 줄이면서 캘리포니아 전용 휘발유 혼합 원료 공급도 부족해졌다는 점이다.

미국석유협회(API)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메이슨 해밀턴(Mason Hamilton)은 "인도의 LPG 공급이 제한되면서 알킬레이트 생산과 수출이 감소했고, 이는 이미 공급이 빠듯한 캘리포니아 휘발유 시장에 추가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갤런당 6달러 돌파..."6.50달러 가능성"

시장조사업체 GasBuddy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평균 휘발유 가격은 최근 갤런당 6.1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GasBuddy 분석가 패트릭 드한(Patrick De Haan)은 "알킬레이트 공급 부족이 심화될수록 캘리포니아 휘발유 가격은 더 크게 상승할 수 있다"며 향후 몇 주 안에 6.50달러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했다.

반면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4.52달러 수준으로, 캘리포니아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특수 연료 규정이 부담 키워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엄격한 친환경 연료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스모그 감소를 위해 더 깨끗하게 연소되는 특수 혼합 휘발유 사용이 의무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알킬레이트 수요가 크게 증가한다.

에너지 분석업체 Kpler의 애널리스트 니킬 두베이(Nikhil Dubey)는 "캘리포니아의 엄격한 연료 기준이 다른 주보다 추가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도 심각한 LPG 대란

인도 내부 상황 역시 심각하다.

현지에서는 LPG 실린더를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수 시간 줄을 서고 있으며, 공급 부족으로 암시장 거래까지 발생하고 있다. 일부 식당과 소상공인들은 영업 중단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정유시설 가운데 하나를 운영하는 Reliance Industries 는 최근 LPG 생산 확대를 위해 알킬레이트 생산과 수출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인도의 알킬레이트 수출량은 4월 하루 평균 3만3천 배럴로 감소해, 3월의 6만1천 배럴 대비 거의 절반 수준까지 줄었다.

캘리포니아 "선택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주정부도 뚜렷한 대응책이 많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세금 감면이나 가격 억제 정책은 오히려 수요를 자극해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주정부가 특수 연료 혼합 규정을 일시 완화해 알킬레이트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Gavin Newsom 행정부 측은 현재로선 연료 혼합 규정 완화가 실질적 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