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8 04:56 PM
By 전재희
미국 배심원단이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OpenAI 상대 소송을 기각하면서, 오픈AI의 기업공개(IPO) 추진에 결정적 장애물이 제거됐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18일 머스크 측 주장을 만장일치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소송이 공소시효(statute of limitations)를 넘긴 상태에서 제기됐다고 판단했다. 배심원 평의는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재판을 맡은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Yvonne Gonzalez Rogers) 연방판사는 평결을 받아들여 소송을 기각했다. 머스크 측은 항소 권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재판 과정에서 오픈AI가 원래 "인류를 위한 비영리 AI 연구기관"으로 출범했지만, 이후 영리기업으로 전환되면서 자신이 속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픈AI가 "자선단체를 훔쳤다(stole a charity)"고 표현하기도 했다.
소송 핵심은 크게 두 가지였다.
머스크 측은 Sam Altman 이 초기 투자와 기부를 유도한 뒤 오픈AI를 영리기업으로 바꾸며 원래 취지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픈AI 측은 머스크가 오래전부터 영리 전환 계획을 알고 있었으며, 오히려 직접 이를 지지했다고 반박했다.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문자와 이메일에는 머스크가 최소 2017년부터 영리 구조 전환 논의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 오픈AI 이사회 멤버 Shivon Zilis 가 머스크 측근 재러드 버철(Jared Birchall)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그렉 브록먼, 일리야 수츠케버, 일론 모두 영리화에 동의한 것 같다"는 문구도 등장했다.
오픈AI 측은 또한 머스크가 당시 오픈AI 지배권을 원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사를 떠나 현재의 AI 기업 xAI를 설립했다고 주장했다.
알트먼은 법정에서 머스크가 한때 "지분 90%를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반면 머스크는 "초기 방향성을 유지하기 위해 통제권이 필요했다고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로 오픈AI는 기업공개 추진에 중요한 법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제거하게 됐다.
오픈AI는 최근 영리법인 전환 관련 규제 승인 확보, Microsoft 와의 관계 재조정, 경쟁사 Anthropic 부상 대응,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규모인 1,220억 달러 투자 유치 등을 진행하며 IPO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 결과가 오픈AI의 기업 가치와 투자 유치 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머스크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간 협력 관계가 경쟁을 저해했다며 반독점 소송도 제기했다.
하지만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재판 후 "좋은 반독점 주장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회의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경쟁법은 특정 개인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AI 산업에는 이미 상당한 경쟁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은 단순 민사소송을 넘어 AI 업계 권력 투쟁의 상징적 사건으로 여겨졌다.
재판에는 Satya Nadella, Mira Murati, Ilya Sutskever 등 AI 업계 핵심 인사들이 증인으로 등장했다.
특히 2023년 오픈AI 이사회가 알트먼을 일시 해임했다가 복귀시킨 사건, 이른바 '더 블립(the blip)' 관련 내부 문건들도 공개되며 실리콘밸리의 권력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편 머스크는 현재 SpaceX 와 자신의 AI 스타트업 xAI를 통합한 뒤 IPO를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패소가 머스크 AI 사업 확장 전략에도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