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1 07:33 AM

트럼프 행정부, 양자컴퓨터 산업에 20억달러 투입...정부가 직접 지분 투자

By 전재희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가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떠오른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ing) 분야에 총 20억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투입하고, 동시에 주요 기업들의 지분까지 확보하는 초강수 정책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21일, 총 9개 양자컴퓨팅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원에는 단순 보조금 지급을 넘어 미국 정부가 직접 소수 지분(minority equity stake)을 확보하는 구조가 포함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AI·희토류에 이어 양자컴퓨팅까지 국가 전략산업으로 본격 지정하며, 사실상 "미국 기술 패권 산업의 국가 공동 투자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BM에 10억달러 집중 지원

이번 지원 패키지 가운데 가장 큰 수혜 기업은 IBM이다.

IBM은 전체 20억달러 가운데 절반인 10억달러를 지원받게 된다. 회사는 여기에 자체 자금 10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미국 최초의 양자컴퓨터 전용 칩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자컴퓨팅은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복잡한 문제를 계산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AI와 결합할 경우 신약 개발, 군사 시뮬레이션, 암호 해독, 소재 개발 등에서 폭발적 성능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자 컴퓨터
(양자 컴퓨터. 위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경제와 국가안보 모두에 핵심적인 전략 기술로 보고 있다.

"AI 다음은 양자컴퓨터"...미국의 기술 패권 전략

상무부는 이번 지원이 단순 연구개발(R&D) 정책이 아니라 미국 내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한 산업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양자컴퓨팅용 특수 칩 생산 능력을 미국 내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 목표 중 하나다.

반도체 기업 GlobalFoundries는 3억7500만달러를 지원받고, 나머지 주요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1억달러 규모 지원을 받게 된다.

지원 대상에는 D-Wave Quantum, Rigetti Computing, Infleqtion 등 상장사들도 포함됐다.

호주 기반 스타트업 디랙(Diraq)은 3800만달러 지원 대상에 올랐다.

정부가 직접 지분 확보..."국부펀드식 산업정책"

이번 정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미국 정부가 단순 보조금 지급을 넘어 직접 지분 투자까지 병행한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희토류 자석 기업 벌컨 엘리먼츠(Vulcan Elements), 광산업체 MP Materials 등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투자해왔다.

특히 상무부는 최근 Intel 지분 약 10%를 확보하는 이례적 거래까지 성사시키며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직접 개입 수위를 높이고 있다.

D-웨이브는 이번 1억달러 지원금 전액이 정부의 지분 투자 형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위험한 첨단 산업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장관은 "납세자 역시 장기적으로 수익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양자컴퓨터는 아직 초기 단계...그러나 기대감 폭발

현재 양자컴퓨팅 산업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술 발전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BM 최고경영자(CEO) Arvind Krishna는 지난 3월 인터뷰에서 "양자컴퓨팅은 지금 AI 칩 산업이 10년 전 있었던 위치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투자 붐이 결국 양자컴퓨팅 투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Microsoft와 Alphabet 산하 구글 역시 최근 양자컴퓨팅 분야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AI 이후 최대 기술 혁명 될 수도"

일부 기술 분석가들은 양자컴퓨터가 GPS 자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혁신을 가져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상용화 시점과 실제 경제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론도 존재한다.

레질리언트 내비게이션 앤 타이밍 재단의 데이나 고워드(Dana Goward) 대표는 "모두가 양자컴퓨터를 차세대 혁신으로 보고 있지만, 기대가 현실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AI에 이어 양자컴퓨팅에서도 중국보다 먼저 산업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