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2 07:50 AM
By 전재희
미국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행동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 표결을 전격 연기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표결에서 패배할 것을 우려해 절차적으로 막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이번 결의안은 의회의 승인 없이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작전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민주당 주도로 표결이 추진됐으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실제 통과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공화당 지도부는 결국 표결 자체를 메모리얼데이(Memorial Day) 휴회 이후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표결 연기가 발표되자 하원 본회의장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을 향해 "표가 없잖아!(You don't have the votes!)"라고 외치며 강하게 항의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번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정치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에 따르면 해당 결의안은 대통령이 의회의 명시적 승인 없이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에 미군을 계속 투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즉 의회 승인 없는 대이란 군사작전에 제동을 거는 성격으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수행 방식에 대한 의회의 불신임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강경파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필요한 전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 지도부가 패배 가능성을 인지하고 표결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로 카나(Ro Khanna·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의원은 "공화당은 표결에서 질 상황이었다"며 "전쟁이 인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절차 뒤에 숨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의안을 발의한 그레고리 믹스(Gregory Meeks·뉴욕) 하원의원 역시 "우리는 분명히 통과에 필요한 표를 확보했고, 공화당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며 "정치적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화당 지도부는 단순히 일부 의원들이 부재중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브 스컬리스(Steve Scalise·루이지애나)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투표를 원하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자리에 없었다"며 "복귀 후 다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직전 표결에서는 공화당 의원 8명이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안은 상원에서도 미묘한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상원에서는 비슷한 전쟁권한 제한 결의안이 이미 절차 표결을 통과했으며, 이 과정에서 공화당 소속 빌 캐시디(Bill Cassidy·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특히 캐시디 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압박 속에서 공화당 경선 재선 도전에 실패한 상태여서 워싱턴 정가에서는 그의 찬성표를 의미심장하게 보고 있다.
최종 표결은 상원이 휴회에서 복귀하는 다음 달 초 진행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이란 군사작전 과정에서 의회를 사실상 우회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초 "대이란 적대행위가 4월 종료됐다"고 의회에 통보했다.
이를 통해 백악관은 의회의 별도 승인 없이 전쟁을 계속할 경우 적용되는 '60일 승인 시한'을 피해갔다.
백악관은 현재 미국과 이란 사이의 임시 휴전이 연장된 상태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전투는 종료된 상황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실제로는 군사 긴장이 계속되고 있으며, 대통령이 의회의 전쟁 권한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