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6 09:53 AM

BP 회장 전격 해임... "지배구조·감독·행동 문제 심각"

By 전재희

영국 에너지 대기업 BP가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회장 앨버트 매니폴드(Albert Manifold)를 전격 해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회사 측은 지배구조와 감독, 행동(conduct) 문제와 관련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BP는 26일(현지시간) 이사회를 통해 매니폴드 회장이 즉시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그가 더 이상 회장직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BP의 수석 사외이사인 어맨다 블랑(Amanda Blanc)은 성명에서 "이사회는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지배구조 감독 및 행동 문제를 확인하고 충격과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며 "이에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다만 BP는 매니폴드 해임의 구체적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매니폴드 측 역시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BP 주가는 발표 직후 한때 9% 이상 급락했으나 이후 일부 낙폭을 회복했다.

앨버트 매니폴드(Albert Manifold)
(앨버트 매니폴드 Albert Manifold )

이번 사태는 최근 화석연료 중심 전략으로 회귀를 추진하던 BP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BP는 한때 친환경·재생에너지 중심 전환 전략을 강하게 추진했지만, 실적 부진과 주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다시 석유·가스 사업 강화로 방향을 틀고 있었다.

매니폴드는 지난해 7월 BP 회장으로 지명됐으며, 기존 경영진과의 단절 및 전략 재편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그는 아일랜드 건자재 기업 CRH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과 구조조정 경험을 인정받아 BP에 영입됐다.

BP는 이후 올해 4월 멕 오닐(Meg O'Neill)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며 새로운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신임 경영진은 재생에너지 투자 지출을 줄이고 전통 화석연료 사업을 중심축으로 재편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번 회장 해임으로 BP는 또다시 경영 불안정성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앞서 BP는 2023년 당시 최고경영자였던 버나드 루니(Bernard Looney)가 동료들과의 과거 관계를 회사에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임하는 사태를 겪은 바 있다.

BP는 후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이안 타일러(Ian Tyler) 이사가 임시 회장직을 맡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