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6 10:23 AM

美 국방부·스페이스X 충돌... "스타링크 요금 5배 인상 요구" 논란 확산

By 전재희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SpaceX가 이란 전쟁 과정에서 미군이 사용하는 스타링크(Starlink) 군사용 위성통신 서비스 가격을 대폭 인상하려 하면서 미국 국방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 단독보도했다.

특히 미군의 드론 작전과 이란 내 인터넷 우회 지원 사업까지 스타링크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미국 국가안보 핵심 인프라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Reuters)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미 국방부에 자사 스타링크 네트워크 사용료를 단말기당 약 5,000달러에서 25,000달러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기존 대비 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미군의 자폭형 드론인 LUCAS 시스템이 있다. 이 드론은 목표 상공을 선회하다가 직접 돌진해 폭발하는 방식으로, 이란의 샤헤드(Shahed) 드론과 유사한 개념이다.

미군은 해당 드론에 스타링크 기반 통신망을 활용해왔는데, 스페이스X는 이 운용 방식이 일반 지상 서비스가 아니라 항공(aviation) 등급 서비스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방부는 월 2만5천 달러 수준의 항공용 요금은 대형 항공기를 위한 가격 체계이며, 몇 분 또는 몇 시간만 통신망을 사용하는 자폭 드론에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 공습을 확대하던 상황에서 결국 국방부는 스페이스X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LUCAS 드론 1기당 운용 비용은 사실상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스타링크
(스타링크, 자료화면)

갈등은 단순한 군사용 드론 문제에 그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란 정부의 인터넷 차단을 우회하기 위해 스타링크 기반 '직접 셀룰러 연결(direct-to-cell)' 서비스 도입도 검토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가격 문제로 양측이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서비스는 별도 단말기 없이도 스마트폰이 직접 위성과 연결되는 방식으로, 사실상 5G 수준의 통신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이 기능 구축 비용으로 최대 5억 달러, 운영 비용으로 월 1억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방부 내부에서는 가격 수준에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현재 스타링크는 현대 전쟁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위성 기반 통신망의 중요성이 폭발적으로 커졌으며, 미군 역시 드론, 무인 수상함, 정밀타격 시스템 등 다양한 전력에 스타링크 기반 통신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는 국방부와 2023년 체결한 계약을 통해 군사용 버전인 스타실드(Starshield)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상업용 스타링크 위성과 별도의 보안 군사 위성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사실상 스타링크를 대체할 현실적 수단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스페이스X는 약 1만 기에 달하는 위성을 운영하며 전 세계 저궤도 위성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원웹(OneWeb)이나 아마존(Amazon)의 위성망을 크게 압도하는 규모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클레이턴 스워프(Clayton Swope)는 "스페이스X는 사실상 미국 정부를 궁지(over the barrel)로 몰아넣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통 방산업체들과 달리 스페이스X는 민간 시장과 로켓 발사, AI 사업 등 자체 수익 기반이 강하기 때문에 국방부에 대한 협상력이 훨씬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타링크 의존 위험성은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다. 로이터는 과거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머스크가 일부 지역 스타링크 서비스를 차단하면서 우크라이나군 반격 작전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스타링크 장애로 미 해군 무인함정 실험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국방부는 현재 추가로 3,500개 이상의 스타실드 단말기 구매를 검토 중이며, 이 가운데 100개는 고가의 항공용 서비스 등급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계약이 성사될 경우 스페이스X는 연간 수억 달러 규모의 추가 매출을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