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6 10:55 AM
By 전재희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민 판사들의 공개 발언을 제한하는 정부 정책을 둘러싼 소송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다만 대법원은 해당 정책 자체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으며, 하급심에서 추가 심리가 계속될 가능성도 남겨뒀다.
로이터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27일(현지시간) 이민 판사 단체가 제기한 표현의 자유 침해 소송과 관련해 하급심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제4연방순회항소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도입된 정책이다. 해당 규정은 이민 판사들이 공개 행사나 강연 등에서 이민 정책과 관련한 발언을 하기 전에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규제 대상은 판사가 공식 직위 때문에 행사에 초청됐거나, 정부 정책·프로그램·업무와 직접 관련된 내용을 논의하는 경우 등에 적용된다.
전국이민판사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Immigration Judges)는 2020년 이 정책이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정책의 합헌성 자체를 판단하지는 않았다. 대신 제4순회항소법원이 원고 측이 제기하지 않은 논리를 근거로 판단했다며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를 "당사자 제시 원칙(party-presentation principle)"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제4순회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공무원 고충 처리 기관 수장들을 해임한 것이 기관 독립성을 훼손했는지 여부를 추가 조사해야 한다고 판단했었다. 만약 기관 독립성이 침해됐다면, 이민 판사들이 공정한 심리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논리가 원고 측이 직접 제기한 쟁점이 아니라며 항소법원의 판단을 문제 삼았다.
원고 측 변호인인 나이트 수정헌법연구소(Knight First Amendment Institute)의 알렉스 압도(Alex Abdo)는 판결 직후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공공 직원들에게 복잡하고 사실상 무의미할 수 있는 행정 절차를 강요하면 위헌적 검열이 계속 유지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국민은 이민 판사들과 공공기관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이민 판사 발언 제한 문제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대통령 권한 확대 논쟁과도 연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여러 독립기관 수장들을 해임해 왔으며, 이에 대한 위헌 논란도 연방대법원에서 별도로 심리 중이다.
특히 대법원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민 정책 관련 사건에서 잇따라 트럼프 측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여기에는 제3국 추방 허용, 베네수엘라인 임시체류 지위 박탈 허용 등이 포함된다.
또한 연방대법원은 오는 6월 말까지 출생시민권 제한 정책과 아이티·시리아 출신 이민자들의 임시 보호 지위 철회 문제에 대해서도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