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9 07:29 AM
By 전재희
미국 플로리다주가 연방 이민당국과 협력해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을 실시하면서 이민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플로리다 고속도로순찰대(FHP)는 최근 '오퍼레이션 9(Operation 9)'이라 불리는 합동 단속 작전을 통해 단 3일 만에 249명의 불법체류자를 체포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고속도로순찰대 이민단속부서 부사령관인 라민 술라이만(Ramin Sulaiman) 경위는 체포된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당국이 신원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이른바 '유령(Ghosts)'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에 대한 기록도 없고, 누가 누구인지에 대한 책임 있는 정보도 없다"며 "이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술라이만은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 시절 국경을 넘어 미국에 입국한 뒤 플로리다행을 신고한 불법이민자가 100만 명을 넘는다면서도, 실제 규모는 그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당국과 접촉한 사람들만 집계한 수치이며, 한 번도 적발되지 않은 '유령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도로안전차량국(Florida Department of Highway Safety and Motor Vehicles)의 데이브 커너(Dave Kerner) 국장은 2025년 3월 이후 플로리다 고속도로순찰대가 일상적인 교통단속 과정에서 적발한 불법체류자가 1만476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당국은 주로 과속, 신호위반, 무면허 운전 등 교통법규 위반 단속 과정에서 운전자 신원을 확인한 뒤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플로리다 팬핸들 지역에서 상업용 차량 단속을 담당하는 토니 골든(Tony Golden) 경관은 "플로리다 내 불법체류자 수는 천문학적인 수준일 것"이라며 "교통위반 없이 조용히 생활하는 사람들은 아예 적발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당국은 불법체류자 단속이 특정 인종이나 외모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골든 경관은 "일부에서는 경찰이 특정 외모를 가진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단순히 법을 집행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교통위반 없이 생활하는 사람들 중에는 가장 위험한 범죄자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단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오퍼레이션 9에는 100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됐다.
플로리다 고속도로순찰대를 비롯해 ICE, 미국 국경순찰대(U.S. Border Patrol), 브로워드 카운티 보안관실, 플로리다 주류·담배관리국, 플로리다 주방위군 등이 참여했다.
플로리다는 지난해 10월 이후 이미 8차례 유사한 합동 단속을 실시했으며, 당국은 기관 간 협력 체계가 갈수록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포된 불법체류자들은 임시 시설에서 신원 확인과 수속 절차를 거친 뒤 ICE로 이송됐다. 이후 일부는 자발적 출국 프로그램을 선택하거나, 이민법원 심리를 기다리게 된다.
ICE 관계자 네스토르 이글레시아스(Nestor Yglesias)는 자발적으로 귀국을 선택하는 경우 상황에 따라 미국 정부가 항공료를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최대 2,600달러의 현금 지원금을 받고 출국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인 술라이만 경위는 자신 역시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미국에 정착했다며 현재의 단속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입국한 사람들은 모두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에 참여한 일부 경찰관들은 체포 대상자들에게 동정심을 느끼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단속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이번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이민 단속 기조를 반영하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플로리다는 론 디샌티스(Ron DeSantis) 주지사 주도로 연방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미국 내에서 가장 적극적인 불법체류자 단속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주 가운데 하나다.
지지자들은 국경 통제와 공공안전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하는 반면,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과도한 단속이 지역사회 위축과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플로리다의 대규모 단속은 단순한 지역 정책을 넘어 미국 전체 이민정책 논쟁의 축소판으로 평가된다.
공화당은 국경 통제와 불법체류자 추방 확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합법화 절차 확대와 인도주의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경 안보와 불법이민 문제는 경제 문제와 함께 미국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어 향후 정치권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