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1 09:15 AM

미·이란, 호르무즈 인근서 또 충돌...미군, 이란 방공·드론 시설 공습

By 전재희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인근에서 또다시 군사 충돌을 벌였다. 미국은 이란이 미군 무인기를 격추한 데 대한 대응으로 이란의 방공 레이더와 드론 지휘 시설을 타격했고, 이란은 쿠웨이트 내 목표물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미군 전투기가 지난 주말 이란 호르모즈간(Hormozgan)주 케슘섬(Qeshm Island)과 고릭(Gorik)에 있는 방공 레이더 시설 및 드론 지휘·통제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은 이란이 미국의 MQ-1 무인기를 격추한 뒤 이뤄졌다.

이란, 미군 무인기 격추...미군도 공격 드론 2대 격추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자국 영해 상공을 비행하던 미국 MQ-1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정권 방어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 유지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군사 조직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무인기 격추 이후 미국 전투기들이 이란의 레이더와 드론 지휘 시설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또 선박에 위협이 된 이란 공격 드론 2대도 격추했다고 밝혔다.

CENTCOM
(CENTCOM 메시지. X)

이번 충돌은 미국과 이란이 휴전 연장과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안을 논의하는 와중에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주말을 앞두고 이란과의 합의가 가까워졌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중재자들은 핵 관련 약속과 제재 완화 규모·시점 등 핵심 쟁점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쿠웨이트 "이란 미사일·드론 공격"...중부사령부, 탄도미사일 2발 요격

충돌은 쿠웨이트로도 번졌다. 쿠웨이트는 1일 이란이 자국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며 이를 "위험한 확전"이라고 비판했다. 쿠웨이트 전역에는 경보가 울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 중부사령부는 쿠웨이트 내 미군을 겨냥한 이란 탄도미사일 2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는 이번 전쟁 기간 가장 큰 피해를 본 걸프 국가 중 하나로, 지난 4월 발효된 휴전 이후에도 산발적 충돌 과정에서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공격을 미국의 선제 타격에 따른 "방어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미국이 자국 영토 내 시설을 공격한 만큼 대응권을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협상 핵심 변수로 부상

이번 충돌의 중심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 원유와 천연가스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란은 이 해협을 전략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미국과 이란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통항 제한을 해제하고, 휴전을 연장하며, 이란 핵 프로그램과 제재 완화 문제를 일정 기간 안에 해결하는 양해각서 형태의 합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구상에는 60일간 연장 가능한 협상 기간을 설정해 핵 문제와 경제 제재를 병행 논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 재무장관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합의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인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강경파·이스라엘은 합의에 경계감

미국 내 강경파와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이란 정권이 약화된 시점에서 압박을 완화할 경우, 핵 프로그램이나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에서 충분한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 채 이란에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능력과 역내 대리세력 네트워크를 장기적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실제로 넘기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제한하며,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차단하는 구체적 조치 없이는 합의가 불완전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이란은 합의 원해...미국 내 비판이 협상 어렵게 해"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 내에서 나오는 비판과 해설이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구매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에 유리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군사적 방식으로 문제를 끝낼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번 미군의 이란 방공·드론 시설 타격은 협상과 군사 압박을 병행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법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협상 직전의 무력 충돌...휴전 구도 다시 흔들려

이번 충돌은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접근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이란은 레바논 내 이스라엘 공격을 이유로 미국과의 간접 대화 중단을 시사했고,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과 쿠웨이트 전선을 통해 군사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드론·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군사 대응을 계속하면서도, 외교적 합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쿠웨이트 공격과 호르무즈 인근 교전이 반복될 경우, 현재 논의 중인 60일 협상 구상과 휴전 연장안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결국 향후 협상의 핵심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개방할지,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에서 구체적 양보를 할지, 그리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 압박 수위를 어느 정도까지 유지할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