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3 08:39 AM
By 전재희
2026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예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스티브 힐턴(Steve Hilton)과 민주당 후보 하비에르 베세라(Xavier Becerra)가 초반 개표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며 오는 11월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다만 캘리포니아는 우편투표 비중이 높고, 선거일 이전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가 일주일 뒤까지 도착할 수 있어 최종 결과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3일 오전 현재 캘리포니아 전역의 모든 선거구가 부분 개표에 들어간 가운데, 힐턴은 27.8%, 베세라는 25.4%를 기록했다.
두 후보 모두 120만 표 이상을 확보했으며, 베세라는 힐턴에 약 12만 표 뒤진 상태다. 민주당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Tom Steyer)는 19.6%로 3위를 달리고 있으며, 선두권과는 40만 표 이상 차이가 난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예비선거는 이른바 '정글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치러진다. 정당과 관계없이 모든 후보가 같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고, 득표율 상위 2명이 11월 본선에 진출하는 구조다. 따라서 같은 정당 후보 2명이 본선에 오를 수도 있고, 반대로 전통적인 민주당 대 공화당 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같은 당 후보 2명이 본선에 오르는 시나리오를 기대했지만, 현재 결과가 유지될 경우 힐턴과 베세라의 양자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민주당 강세주인 캘리포니아에서 공화당 후보가 본선 무대에 오르는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 공화당은 아널드 슈워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 전 주지사의 임기가 2011년 1월 끝난 이후 주 전체 선출직을 차지하지 못했다.
힐턴은 영국 출신의 전 폭스뉴스 진행자이자 정치평론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과거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전 총리의 보좌관으로도 활동했으며, 2021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번 선거는 힐턴이 처음으로 공직에 도전한 사례다. 그는 지지자들 앞에서 "처음 출마했는데, 재미있는 억양을 가진 나에게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투표했다"며 감사를 표한 뒤, "변화가 오고 있다"는 구호를 외쳤다.
힐턴의 선전은 민주당 후보가 다수로 분열된 가운데 공화당 표심이 상대적으로 결집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는 보수층 결집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베세라는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이자 연방 하원의원으로,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그가 11월 본선에서 승리할 경우, 히스패닉 또는 라틴계 인구가 약 40%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에서 첫 라틴계 선출 주지사가 된다.
베세라는 선거 당일 밤 지지자들에게 "아직 개표해야 할 표가 많이 남아 있어 어떤 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면서도 "우리가 11월 본선에 진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임기 제한으로 물러나는 개빈 뉴섬(Gavin Newsom) 주지사의 뒤를 잇게 된다. 캘리포니아는 약 4조 달러 규모의 경제를 가진 세계 최대급 경제권이며, 차기 주지사는 물 부족, 주거비 부담, 노숙 문제 등 복합적인 과제를 떠안게 된다.
로스앤젤레스 시장 선거에서도 현직 캐런 배스(Karen Bass) 시장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 집계 기준 배스는 34.8%를 기록했으며, 방송인 스펜서 프랫(Spencer Pratt)이 30.4%로 2위, 민주당 시의원 니티야 라만(Nithya Raman)이 22.3%로 3위를 달리고 있다.
LA 시장 선거 역시 정당 구분 없이 모든 후보가 한 투표용지에 올라가고, 상위 2명이 11월 본선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AP는 배스 시장이 11월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두 번째 본선 진출자가 누가 될지는 남은 우편투표 개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배스 시장은 노숙자 문제, 주택난, 2025년 대형 산불 대응 논란 등으로 도전을 받고 있다. 프랫은 정치 경험이 없는 방송인 출신 후보로, 산불 대응과 도시 행정에 대한 불만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지층을 넓혔다. 라만은 진보 성향 시의원으로 주거정책과 노숙자 대응에서 배스와 차별화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일부 연방 하원 선거구도 11월 중간선거의 향방을 가를 주요 승부처로 떠올랐다. 공화당 현역 데이비드 발라다오(David Valadao) 의원은 예비선거에서 44.5%를 얻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 랜디 비예가스(Randy Villegas)는 29.8%, 민주당 주하원의원 재스밋 베인스(Jasmeet Bains)는 25.7%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11월 선거에서 연방 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발라다오 지역구 탈환을 노리고 있다.
또 다른 관심 지역에서는 샌디에이고 카운티 수퍼바이저인 공화당 짐 데스먼드(Jim Desmond)가 41.6%로 선두를 달렸고, 민주당 샌디에이고 시의원 마니 본 윌퍼트(Marni von Wilpert)가 19.5%를 기록했다. 이들은 11월 본선에서 맞붙게 된다.
이번 캘리포니아 예비선거의 핵심 변수는 우편투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대부분의 등록 유권자에게 우편투표 용지가 발송되며, 선거일인 6월 2일 이전 소인이 찍힌 표는 6월 9일까지 도착하면 유효표로 인정된다. 이 때문에 초반 개표 결과가 최종 결과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흐름이 유지될 경우 11월 캘리포니아 주지사 본선은 트럼프 지지를 받은 공화당 정치 신인 힐턴과 바이든 행정부 장관 출신의 민주당 중진 베세라가 맞붙는 구도로 짜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평가되는 캘리포니아에서 공화당 후보가 어디까지 경쟁력을 보일지, 그리고 베세라가 민주당 표심을 얼마나 빠르게 결집할 수 있을지가 본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