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4 07:18 AM
By 전재희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시장이 지지한 진보 성향 후보들이 뉴욕주 민주당 연방하원의원 예비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했다.
브래드 랜더(Brad Lander) 전 뉴욕시 감사원장과 클레어 발데즈(Claire Valdez) 뉴욕주 하원의원, 다리알리자 아빌라 셰벌리에(Darializa Avila Chevalier)는 23일 실시된 경선에서 민주당 주류가 지지한 현역 의원이나 경쟁 후보들을 제쳤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선거구에서 승리한 이들은 오는 11월 본선에서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경선은 맘다니가 뉴욕시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방의회 후보들을 공개 지지한 선거였다. 지지 후보들이 모두 승리하면서 민주당 후보 선출 과정에서 그의 영향력도 커지게 됐다.
발데즈와 아빌라 셰벌리에는 미국민주사회주의자들(DSA)의 지지를 받았다.
두 후보는 맘다니의 대중적 지지와 DSA의 선거조직을 바탕으로 민주당 주류 후보들을 물리쳤다.
맘다니는 랜더와 발데즈, 아빌라 셰벌리에의 선거유세에 직접 참여했다. 세 후보와 함께 출연한 광고는 미프로농구(NBA) 파이널 경기 중에도 방송됐다.
맘다니가 지지한 후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주택 공급 확대와 생활비 절감 등 노동계층 지원정책을 공통적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와 가자전쟁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맨해튼 남부와 브루클린 일부를 포함하는 연방하원 10선거구에서는 랜더가 현역 댄 골드먼(Dan Goldman) 의원을 큰 차이로 이겼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개표가 상당 부분 진행된 가운데 랜더는 약 66%, 골드먼은 약 34%를 득표했다.
이번 경선에서는 미국의 이스라엘 정책과 가자전쟁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유대계인 랜더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미국의 대이스라엘 군사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친이스라엘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의 지원을 받은 골드먼을 비판했다.
골드먼도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해왔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집단학살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해당 표현이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랜더는 승리 연설에서 기업과 대형 후원금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맞서고 노동계층의 생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기존 정책을 재검토해야 하며,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계속 자금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랜더는 "민주당 유권자들이 이를 크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먼은 연방검사 출신으로, 의회 보좌관 시절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탄핵소추를 주도했다. 그는 2022년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맨해튼 북부와 브롱크스 일부를 포함하는 13선거구에서는 32세의 아빌라 셰벌리에가 5선 현역 아드리아노 에스파이야트(Adriano Espaillat) 의원을 제쳤다.
AP통신 집계에서 아빌라 셰벌리에는 약 49%, 에스파이야트는 약 46%를 득표했다.
에스파이야트는 미 의회 히스패닉 코커스 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 뉴욕시장 선거에서 맘다니를 지지했으나, 맘다니는 이번 경선에서 에스파이야트가 아닌 아빌라 셰벌리에를 선택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스파이야트는 맘다니와 상호 지지하기로 합의했었다고 주장했다.
에스파이야트는 아빌라 셰벌리에가 정치 경험이 부족하고 소셜미디어에서 민주당 지도자들을 모욕하거나 선동적인 표현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아빌라 셰벌리에는 에스파이야트가 지역주민의 요구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승리 후 "이 지역은 무시되고 실망했으며 방치됐다"며 "그것은 오늘로 끝난다"고 말했다.
아빌라 셰벌리에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 다음 날 뉴욕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집회에 참석했다.
해당 집회에서는 일부 연사들이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사에서 아빌라 셰벌리에가 해당 발언을 직접 했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집회 참석 경력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그와 발데즈는 이번 경선 후보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와 가자전쟁을 가장 강하게 비판한 후보들로 꼽혔다.
브루클린과 퀸스 일부를 포함하는 7선거구에서는 발데즈가 약 58%를 득표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맘다니는 은퇴를 앞둔 니디아 벨라스케스(Nydia Velázquez) 연방하원의원의 반대에도 발데즈를 지지했다.
뉴욕 진보정치의 원로로 평가되는 벨라스케스는 브루클린 자치구장 안토니오 레이노소(Antonio Reynoso)를 지지했다.
벨라스케스는 맘다니가 발데즈를 지지한 데 대해 배신감을 느낀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발데즈의 승리는 기존 진보 정치인들이 지지한 후보보다 DSA와 맘다니가 선택한 신진 후보가 더 강한 조직력을 보였다는 것을 보여줬다.
민주당 주류는 맨해튼의 부유한 지역이 포함된 12선거구에서 승리했다.
뉴욕주 하원의원 마이카 래셔(Micah Lasher)는 은퇴하는 제럴드 내들러(Jerrold Nadler) 의원의 후임을 뽑는 경선에서 승리했다.
AP통신 집계에서 래셔는 약 39%, 경쟁자인 알렉스 보어스(Alex Bores) 뉴욕주 하원의원은 약 35%를 얻었다.
래셔는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전 대통령의 외손자인 잭 슐로스버그(Jack Schlossberg)와 반트럼프 보수 논객 조지 콘웨이(George Conway) 등 여러 유명 후보를 제쳤다.
맘다니는 자신이 거주하는 선거구임에도 이 경선에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
뉴욕 경선 결과로 민주당 내 진보파와 주류 세력 사이의 노선 갈등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맘다니가 지지한 후보들은 경제정책에서는 주택과 공공서비스 확대를, 이민정책에서는 ICE 폐지를 주장한다.
외교정책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지원 중단 또는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후보가 11월 본선에서도 승리해 연방의회에 진출하면 민주당 지도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스라엘과 이민, 경제정책에서 당내 입장 차이를 조정해야 한다.
이번에 경선이 치러진 지역들은 민주당 우세가 매우 강해 공화당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경선은 맘다니가 뉴욕시장 선거에서 형성한 정치적 지지 기반을 연방의회 선거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로 평가됐다.
맘다니는 민주당 지도부의 반대에도 정치 신인이나 현역 의원에게 도전하는 후보들을 지지했다.
랜더는 현역 의원을 큰 차이로 꺾었고, 아빌라 셰벌리에는 5선 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발데즈도 기존 진보 정치권이 지지한 후보를 상대로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이 결과로 맘다니는 뉴욕 민주당 후보 선출 과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자리 잡게 됐다.
다만 이번 승리가 뉴욕의 민주당 강세 지역을 넘어 전국 단위 선거에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