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4 08:12 AM

SK하이닉스, AI 수요 급증에 미국서 최대 294억달러 상장 추진

By 전재희

나스닥에 ADR 2차 상장 계획...조달 자금은 반도체 장비 구매와 신규 공장 건설에 투입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에 대한 강한 투자 수요를 활용하기 위해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최대 294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수요일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Nvidia)의 주요 공급업체인 SK하이닉스가 계획대로 최대 금액을 조달할 경우, 이번 거래는 세계 증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주식 발행 가운데 하나가 된다.

sk 하이닉스
(SK 하이닉스. 자료화면)

상단 기준으로 거래가 완료되면 이달 초 스페이스X(SpaceX)가 기록한 857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주식 매각이 된다. 이는 2019년 사우디아람코의 256억달러 IPO와 2014년 알리바바의 비슷한 규모 공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번 상장 계획은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AI 관련 주식에 대한 세계 투자자들의 강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X를 비롯해 관련 업계에서 기록적인 규모의 주식 발행이 이뤄진 지 몇 주 만에 나온 것이다.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과 오픈AI(OpenAI)도 올해 말 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기술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AI 인프라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시장과 주식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은 이달 초 800억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자 접근 확대

류영호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투자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점은 SK하이닉스가 경쟁업체인 마이크론(Micron)과 함께 나스닥에서 거래된다는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와 미국 증시에서의 기업가치를 연계해 평가하기 시작하면 미국 시장에서의 재평가가 한국에 상장된 주식 가격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약 1조2천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SK하이닉스는 AI 열풍의 가장 분명한 수혜 기업 가운데 하나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들어 4배로 상승하며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의 주가 상승률을 앞질렀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구글 등 기업의 AI 시스템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공급업체다. 이번 주에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한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이 됐다.

CLSA의 산지브 라나(Sanjeev Rana) 수석분석가는 미국 상장에 대한 기대감과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라나는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 최소한 비슷한 수준의 가치평가 배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면 한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주가 상승세가 계속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주가 상승은 약 20년 전 과도한 부채로 파산 직전까지 갔던 회사의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다.

주가 상승으로 발행 주식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이번 자금조달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한 소식통은 지난 3월 SK하이닉스가 당초 최대 약 140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생산능력 확대에 자금 사용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한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과 반도체 제조장비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매 대상에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이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도 포함된다. ASML 주가는 수요일 1.1% 상승했다.

세계 2위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는 나스닥 ADR 상장을 통해 최대 1,779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신주 가치는 총 45조4,500억원, 약 294억3천만달러에 달한다.

ADR 10주가 SK하이닉스 보통주 1주를 나타내게 된다.

최종 발행가격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이후 결정된다. 초기 가격 범위는 화요일 SK하이닉스 종가인 주당 255만5천원, 약 1,651.69달러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싱가포르 소재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츠(Allspring Global Investments)의 개리 탄(Gary Tan)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DR 상장이 SK하이닉스나 메모리반도체 업종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실질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자금조달 규모가 커 보이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은 제한적이며, SK하이닉스의 중기 설비투자 계획과 비교하면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BofA Securities), 씨티그룹 글로벌마켓(Citigroup Global Markets),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JP모건증권(JP Morgan Securities)이 이번 주식 발행을 주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