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5 11:41 AM

JP모건, 공동 사장 2명 임명... 다이먼 후계 경쟁 2파전 압축

By 전재희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더그 페트노(Doug Petno)와 트로이 로어보(Troy Rohrbaugh)를 공동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최고경영자의 후계 구도를 재편했다.

JP모건은 25일 페트노와 로어보를 회사 공동 사장으로 임명하고, 각각 은행의 양대 핵심 사업부문을 맡겼다고 밝혔다.

두 사람에게는 회사에 계속 남도록 각각 3,000만 달러 상당의 주식 보상도 지급된다.

그동안 유력한 후계 후보로 평가받았던 소비자금융부문 책임자 메리앤 레이크(Marianne Lake)는 은퇴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로 다이먼의 후계 경쟁은 페트노와 로어보를 중심으로 한 2파전으로 좁혀진 것으로 평가된다.

JP모건 다이먼 회장
(제이미 다이먼. 자료화면)

로어보, 소비자금융부문 맡아 경영 경험 확대

로어보는 투자은행과 금융시장 사업을 이끌어왔으며 앞으로 JP모건의 소비자금융부문을 총괄한다.

JP모건 소비자금융부문은 미국 본토 48개 주에 설치된 지점망과 대형 신용카드 사업,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산관리 사업을 포함한다.

로어보는 그동안 외환과 채권, 주식 거래 등 금융시장 사업에 주로 경력을 쌓았다.

은행 내부에서는 그가 소비자금융 사업을 맡게 된 것이 다이먼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폭넓은 경영 경험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JP모건 내부에서는 로어보가 현재 다이먼을 이을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페트노, 상업·투자은행 단독 대표로

페트노는 JP모건의 상업·투자은행부문을 단독으로 이끌게 된다.

그는 과거 석유·가스 분야 투자은행가로 일했으며, 이후 JP모건의 상업은행 사업을 현대화하고 성장시킨 경영자로 평가받아왔다.

JP모건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통합한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부문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대출과 자금조달, 인수합병 자문, 증권발행,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트노는 로어보가 소비자금융부문으로 이동하면서 통합 상업·투자은행을 혼자 맡게 됐다.

두 후보에게 각각 3,000만 달러 잔류 보상

JP모건은 페트노와 로어보에게 각각 3,000만 달러 상당의 제한조건부 주식을 지급했다.

해당 주식은 2028년까지 일정 기간에 걸쳐 확정된다.

회사는 두 경영자가 다이먼 후계자 선정을 위한 향후 2~3년의 평가기간 동안 JP모건에 남아 있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은 보상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최고운영책임자 제니퍼 핍잭(Jennifer Piepszak)과 자산·자산관리부문 책임자 메리 어도스(Mary Erdoes)에게도 각각 2,000만 달러의 잔류 보상이 지급됐다.

다만 핍잭과 어도스는 현재 다이먼의 유력한 후계 후보로는 평가되지 않고 있다.

다이먼 "승계 계획의 중요한 단계"

다이먼은 이번 인사에 대해 이사회가 신중하게 추진해온 승계계획과 최고 경영진 육성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JP모건 이사회는 현재 세 명 수준이던 후계 후보를 두 명으로 줄인 뒤 이들이 새로운 역할에서 2~3년간 경영성과를 내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 기간이 지나면 다이먼과 이사회가 최종 최고경영자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회사의 최고경영자 선임 권한은 최종적으로 이사회에 있다.

레이크, 후계 경쟁에서 밀린 뒤 은퇴 결정

56세인 레이크는 오랫동안 다이먼의 핵심 측근이자 유력한 후계 후보로 꼽혀왔다.

그는 JP모건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냈으며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대표하는 주요 경영진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이후 지점과 신용카드, 소비자대출 등을 포함한 대규모 소비자금융 사업을 맡았다.

레이크는 금융자료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투자자들과의 의사소통 능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일부 직속 부하 직원들은 그의 경영 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레이크는 지난해 말부터 자신이 차기 최고경영자로 선택될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사회, 페트노·로어보 지지 기반 높게 평가

JP모건 이사회는 최근 후계 후보 승진을 논의하면서 페트노와 로어보가 은행 경영진과 직원들로부터 가장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크의 인사관리 문제가 이번 결정의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레이크는 페트노와 로어보를 공동 사장으로 승진시키기로 한 결정이 내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물러날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크가 은퇴를 발표한 날 그의 사무실 밖에는 작별 인사를 하려는 직원들이 줄을 섰다.

레이크, 다른 기업 경영자로 복귀 가능성

레이크는 JP모건에서는 은퇴하지만 경영 활동을 완전히 끝낼 계획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월가와 다른 산업의 여러 기업이 레이크에게 새로운 직책에 관심이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그가 앞으로 다른 기업에서 고위 경영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이크는 JP모건을 떠나기 전까지 후임자에게 소비자금융 사업을 인계할 예정이다.

로어보, 시장 부문 중심 경력에서 소비자은행으로

로어보의 이번 승진은 그의 경력에서 큰 변화다.

그는 과거 골드만삭스에서 외환 트레이더로 근무했으며 2008년 금융위기 직전 JP모건에 합류했다.

이후 JP모건에서 주로 채권과 외환, 주식 등 시장사업을 담당했다.

그가 다이먼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지를 두고 제기된 주요 우려 가운데 하나는 전통적인 은행사업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이번 인사로 그는 투자은행과 거래사업뿐 아니라 소비자은행과 신용카드, 자산관리 사업까지 운영하게 된다.

JP모건 소비자사업, 미국 48개 주에 지점망

JP모건은 미국 본토 48개 주에 은행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최대 규모의 신용카드 사업 가운데 하나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소득층 고객을 겨냥한 자산관리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로어보가 이 부문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경우 다이먼처럼 은행의 여러 핵심 사업을 경험한 경영자로 평가받을 수 있다.

JP모건은 그동안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가 소비자금융과 기업금융, 투자은행, 시장사업을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다이먼, 앞으로 약 3년 더 CEO 재임 전망

관계자에 따르면 다이먼은 앞으로 약 3년 동안 최고경영자로 더 근무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올해 70세가 됐으며 약 20년 동안 JP모건을 이끌어왔다.

다이먼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JP모건을 이끌었으며 이후 미국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경영자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 집행의장으로 남아 후임자에게 조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이먼, 20년간 경영진 순환 배치

다이먼은 JP모건을 이끄는 동안 주요 경영진의 보직을 정기적으로 바꿔왔다.

후계 후보들이 여러 사업을 운영하며 은행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사 방식이었다.

다이먼 자신도 최고경영자가 되기 전 소비자금융과 기업금융 등 여러 사업을 경험했다.

그는 차기 최고경영자 역시 한 분야의 전문가보다 은행 전체를 운영할 수 있는 경영자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로어보를 소비자금융부문으로 이동시키고 페트노에게 통합 상업·투자은행을 맡긴 것도 이러한 승계 준비 과정의 일부다.

핍잭, 2025년 후계 경쟁에서 사실상 이탈

과거에는 핍잭과 레이크가 다이먼을 이을 가장 유력한 두 후보로 평가됐다.

그러나 핍잭은 2025년 초 최고운영책임자로 임명되면서 사실상 최고경영자 후보 경쟁에서 빠졌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핍잭이 최고경영자 자리를 원하지 않으며 차기 최고경영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레이크까지 은퇴하면서 JP모건의 차기 최고경영자가 남성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JP모건 최고운영위원회에는 여러 여성 고위 경영자가 있지만 현재 최고경영자 후보는 페트노와 로어보로 압축됐다.

후계자 기다리다 떠난 경영진도 다수

다이먼의 장기 재임으로 인해 과거 후계 후보로 거론됐던 일부 경영진은 JP모건을 떠났다.

다이먼이 물러날 시점을 기다리다 다른 금융회사나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옮긴 사례도 있다.

그는 여러 해 동안 은퇴 시점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5년"이라는 답변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2024년에는 5년보다 이른 시점에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처음 밝혔다.

올해 1월에는 다시 JP모건에 "최소 5년" 더 남고 싶다고 말해 퇴임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CEO 5년인지 회장 포함 5년인지 불분명

다이먼이 올해 초 언급한 5년이 최고경영자로서의 재임기간을 의미하는지, 이사회 의장으로 남는 기간까지 포함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는 미국상공회의소 행사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며 얼마나 오래 근무할지는 이사회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이먼은 에너지와 의욕이 남아 있는 동안 계속 일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현재 알려진 계획대로라면 그는 약 3년 뒤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나고 이후 집행의장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있다.

후계자 최종 결정은 이사회가 내려

다이먼은 후계 후보 육성과 보직 배치 과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지만 최종 결정 권한은 JP모건 이사회에 있다.

이사회는 앞으로 페트노와 로어보가 각각 상업·투자은행과 소비자금융부문에서 내는 성과를 평가할 예정이다.

로어보에게는 소비자은행 운영능력이, 페트노에게는 대규모 통합 기업금융 조직을 단독으로 이끄는 능력이 주요 평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두 후보 가운데 누가 차기 최고경영자가 될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최종 후계자를 발표한 것이 아니라 마지막 단계의 경쟁을 시작한 조치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