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7 06:40 AM

강간 혐의에 상원 선거 무너진 민주당 후보 플래트너, 당내 전면 이탈 선언

By 전재희

폭스뉴스(Fox News)는 6일(월) 메인주(Maine) 민주당 상원 후보 그레이엄 플래트너(Graham Platner)가 강간 혐의로 당내 주요 지지자들이 일제히 등을 돌리는 전면적인 이탈 사태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당 전반에 걸쳐 그에게 선거 운동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이번 사태는 메인주 주민 제니 라시코(Jenny Racicot·41세)가 폴리티코(Politico)와 CNN과의 인터뷰에서 플래트너를 강간 혐의로 고발하면서 촉발됐다. 라시코는 약 5년 전 플래트너가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플래트너(Graham Platner)
(그레이엄 플래트너(Graham Platner). 위키)

당시 플래트너와 교제 중이었던 라시코는 폴리티코에 "그가 내 동의 없이 피임 없는 성관계를 강요했다"며 즉시 관계를 끊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그 순간, 이건 더 이상 내 선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CNN에는 해당 행위가 강간의 "사전적 정의"에 해당한다고도 말했다.

플래트너는 즉각 성명을 내고 라시코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갈 최선의 길을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무너지는 선거운동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는 월요일, 플래트너에게 그 기회를 줄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많은 의원이 앞다퉈 성명을 내고 즉각 선거 운동 중단을 촉구했다.

요구의 목소리는 플래트너의 가장 열렬한 진보 지지자들부터 당의 주류 세력까지 고루 터져 나왔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 6월 플래트너가 민주당 경선을 통과한 이후 비로소 지지를 선언했던 인물들이다.

플래트너의 가장 유력한 지지자 중 한 명이었던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지지 철회 성명에서 "성폭행에는 어떠한 관용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 상원 선거와 별개로, 그레이엄 플래트너가 민주당 후보직에서 물러나 이 심각한 혐의에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플래트너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로 카나(Ro Khanna) 민주당 하원의원(캘리포니아)도 강간 혐의 보도가 나오자 지지를 철회하고 경선 사퇴를 촉구했다. 마틴 하인리히(Martin Heinrich) 상원의원(뉴멕시코)과 루벤 갈레고(Ruben Gallego) 상원의원(애리조나)도 월요일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다만 갈레고는 직접적인 사퇴 요구는 자제했다.

앞서 진보 성향 의원들은 플래트너의 전 여자친구 린지 피필드(Lyndsey Fifield)가 지난 6월 플래트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했을 때도 지지를 유지했다. 플래트너는 이 혐의 또한 허위이자 정치적으로 동기 부여된 주장이라며 거듭 부인한 바 있다.

카나 의원은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가 피필드의 혐의를 처음 보도한 다음 날 메인주를 직접 방문해 플래트너와 함께 선거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여러 인터뷰에서 성폭행 혐의가 불거지면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폭스뉴스 디지털(Fox News Digital)에는 플래트너가 "과거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에게 "구원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의 주류 세력도 이에 못지않게 신속히 반응했다. 척 슈머(Chuck Schumer) 상원 소수당 원내대표(뉴욕)와 민주당 상원 선거 위원회(DSCC) 의장 키르스텐 질리브랜드(Kirsten Gillibrand) 상원의원(뉴욕)은 공개 성명을 통해 플래트너에게 선거운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당이 새로운 후보를 내세울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두 의원은 공동 성명에서 "플래트너가 계속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릴 경우, DSCC는 메인주 상원 선거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슈머 원내대표와 연계된 상원 다수당 PAC(Senate Majority PAC)도 플래트너가 후보로 남아 있는 한 메인주에 대한 자원 투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두 중진 의원은 당초 선호했던 재닛 밀스(Janet Mills) 메인 주지사가 자금 조달 문제로 지난 6월 경선을 포기한 뒤에야 플래트너를 공식 지지한 인물들이다.

민주당은 시한이 빠르게 다가오는 상황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메인주법에 따르면 플래트너가 7월 13일 오후 5시 이전에 사퇴하면 투표용지에서 이름을 교체할 수 있으며, 주당은 7월 27일까지 대체 후보를 제출할 수 있다.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기 위한 핵심 경합주로 메인주를 꼽아왔다. 그러나 플래트너의 선거 운동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이 같은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는 나치 관련 문신 의혹, 결혼 중 불륜 등 각종 스캔들이 겹치며 당내 분열을 심화시켜 왔다. 민주당은 이를 딛고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 공화당 상원의원(메인)을 낙선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콜린스 의원은 월요일 성명을 내고 강간 혐의를 "충격적"이라고 비판했지만, 플래트너의 선거 운동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당의 중도 성향 의원들도 잇따라 사퇴를 촉구했다. 마크 켈리(Mark Kelly) 상원의원(애리조나)과 엘리사 슬로트킨(Elissa Slotkin) 상원의원(미시간)은 플래트너에게 선거에서 물러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두 의원 모두 이번 강간 혐의가 불거지기 전까지는 플래트너를 공식 지지한 적이 없었다.

메인주 내 저명한 민주당 인사들도 줄줄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첼리 핑그리(Chellie Pingree) 민주당 하원의원(메인)과 그녀의 딸이자 전 주 하원 의장, 그리고 밀스 주지사의 후임을 노리는 민주당 주지사 후보 한나 핑그리(Hannah Pingree)도 사퇴 요구 대열에 합류했다.

메인주 전 공중보건 관리 니라브 샤(Nirav Shah)와 트로이 잭슨(Troy Jackson) 민주당 주 상원의원도 플래트너가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각각 주지사 후보 경선에 출마했으며, 잠재적 플래트너 대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잭슨 의원은 플래트너와 함께 선거 운동을 펼쳤으며, 플래트너가 밀스의 후임으로 지지한 후보군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광범위한 좌파 단체들도 일제히 지지를 철회했다. 민주당 계열 단체 '엔드 시티즌 유나이티드(End Citizens United)' 대표 티파니 뮬러(Tiffany Muller)는 "오늘 보도된 혐의는 매우 심각하고 자격을 박탈할 만한 수준"이라며 "묘사된 행위는 우리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기대하는 기준과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출신 참전 용사의 당선을 지원하는 단체 '보트베츠(VoteVets)'도 여러 차례 해외 파병을 경험한 플래트너에 대한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전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캠프 직원들이 창설한 좌파 단체 '아워 레볼루션(Our Revolution)'은 플래트너의 사퇴를 촉구하면서도, 그의 후임자는 그와 같은 극좌 정책 노선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래트너의 몇 안 남은 진보 지지자 중 한 명인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은 월요일 늦은 저녁까지 이번 성폭행 혐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샌더스 의원 대변인도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극좌 성향의 트위치(Twitch) 스트리머 하산 피커(Hasan Piker)도 월요일 플래트너와 결별을 선언하며 "이 혐의는 이미 최대한 신빙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브 방송에서 "이건 단순한 경고 신호를 넘어섰다.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