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7 06:53 AM

캘리포니아 DMV, 의문의 시험 '이상 징후'로 수천 명 면허 취소 위기

By 이재경

캘리포니아주 수천 명의 주민이 차량국(DMV)으로부터 필기시험 결과에 불규칙한 이상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서한을 받았다고 LA 타임즈가 보도했다. 서한에는 30일 이내에 시험을 재응시하지 않을 경우 면허가 취소된다는 경고가 담겨 있다.

서한을 받은 많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면허를 잃지 않기 위해 시험 일정을 다시 잡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새크라멘토 주민 데이비드 스페흐트(David Specht)는 "믿을 만한 교통수단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큰 골칫거리"라며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직장에서 시간을 내야 하고, 아이를 맡길 곳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 시스템의 현실이라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LA DMV
(LA DMV)

캘리포니아 DMV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특정 필기시험 결과에서 이상 징후(anomalies)를 확인했다"며 그 결과로 약 1만 1,000명에게 시험 재응시 통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번 서한 발송이 DMV의 정기적인 내부 모니터링 절차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발견된 불규칙성의 구체적인 성격, 즉 부정행위 의혹인지 아니면 내부 기술적 오류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대변인은 "시험 과정의 무결성을 보장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필기시험은 운전자가 캘리포니아에서 면허를 취득하기 전에 도로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36세인 스페흐트는 시카고에서 새크라멘토로 이사한 뒤 지난 1월 필기시험을 봤다. 그는 지난달 경고 서한을 받고 크게 당혹스러워했으며, 시험을 매우 빠르게 마쳤기 때문에 DMV가 자신을 부정행위 의심자로 본 것이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다고 전했다.

서한에는 발견된 이상 징후가 "캘리포니아 차량 규정(California Vehicle Code)에서 요구하는 운전자 시험 기준 미준수"를 나타낸다고 명시돼 있으며, 이에 따라 면허가 잘못 발급된 것이라고 적혀 있다.

스페흐트는 "그 후 계속 생각하다가 서한에 나온 표현을 구글에서 검색해봤더니 수많은 레딧(Reddit) 게시물과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발견했다"며 "'나는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는데 왜 이런 걸 받은 건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하는 사람이 꽤 많았다"고 말했다.

스페흐트는 DMV에 전화해 자신의 시험에서 어떤 문제가 발견됐는지 자세한 설명을 요청했지만, 상담원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쩌면 DMV가 새로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의심스러운 시험 결과를 표시하는 것인데, AI가 의도한 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며 "결국 이 1만 1,000명에게 불편만 끼치고 있는 셈"이라고 추측했다.

지난주 개빈 뉴섬(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지사 사무실은 주 정부가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과 새 파트너십을 맺고 정부 기관 전반에서 AI 어시스턴트 클로드(Claude) 활용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발표문에는 DMV가 이미 클로드를 활용해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대기 시간을 줄이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DMV 측은 이번 경고 서한이 AI 도구 활용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서한은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산타모니카 등 캘리포니아 여러 지역 주민들에게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레딧에는 해당 지역에서 재시험을 통보받았다는 운전자들의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서한을 받은 운전자들은 서한에 인쇄된 QR 코드를 스캔해 재시험 예약 가능 일정을 확인하도록 안내받고 있다. 재시험 당일에는 서한 사본과 함께 학습 허가증, 임시 운전면허증, 또는 운전면허증 카드를 지참해야 한다. 서한 수령 후 한 달 이내에 재시험을 치르지 않거나, 재시험에서 불합격할 경우 면허가 취소된다.

35세 샘 버긴(Sam Burgin)은 서한의 QR 코드를 스캔했지만 자신이 사는 샌프란시스코의 DMV에서는 예약을 잡을 수 없어 결국 샌머테이오(San Mateo) 지점으로 일정을 잡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는 재시험에 불합격해 면허가 취소될 경우를 대비해 직접 운전해서 갈 수도 없었다.

그는 "그 멍청한 시험 하나 보러 가는 데 우버(Uber)에 100달러를 써야 했다"고 말했다.

버긴은 미네소타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사한 뒤 지난해 11월 필기시험을 봤으며, 올해 6월에 DMV 경고 서한을 받았다. 그는 이번 불편이 짜증스럽지만 특별히 놀랍지는 않다고 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이야기를 이미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는 "그냥 눈을 굴렸다"며 "또 주차 딱지, 또 수수료, 또 주 정부 실수…여기선 이런 일이 항상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