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8 10:56 PM

美 연방정부, 자율주행차 업체에 경고 "응급 구조대 방해 즉각 중단하라"

By 이재경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이 자율주행차(AV) 개발 업체들에 응급 구조대와 법 집행 기관의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고 IT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보도했다.

조너선 모리슨(Jonathan Morrison) NHTSA 국장은 수요일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들에 공문을 보내, 자사 차량이 응급 구조 대원이나 법 집행관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모리슨 국장은 공문에서 "NHTSA는 무인 자율주행차가 법 집행 기관 및 기타 응급 구조 대원의 활동을 방해하는 뚜렷한 패턴을 확인했다"고 적시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자율주행차가 사고 현장에 진입하거나 구급차·소방차의 이동 경로를 막은 것, 그리고 경광등·조명탄·연기·화재·교통 콘 등 기본적인 안전 신호를 인식하고 반응하지 못한 경우 등이 언급됐다. NHTSA는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들에게 이달 말까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모리슨 국장은 공문에서 "분명히 말하겠다. 이러한 상황을 감지하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기능적 결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응급 현장은 드물거나 극단적인 '엣지 케이스'(edge case·예외적 상황)가 아니다. 이에 따라 NHTSA는 오늘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 및 운영 업체들이 이 문제 해결에 즉각 자원을 집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NHTSA의 공문은 특정 업체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공문의 내용은 웨이모(Waymo)와 같은 로보택시(robotaxi) 운영 업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크크런치는 웨이모 측에 논평을 요청했으며, 답변이 오는 대로 기사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웨이모
(웨이모. 자료화면)

앞서 테크크런치가 진행한 자체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최대 규모의 로보택시 운영 업체인 웨이모는 응급 구조 대원들과 반복적으로 충돌 사례를 빚어 왔다. 웨이모는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등 여러 도시에서 차량을 운행 중이다.

테크크런치가 올해 3월까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최소 6건의 사례에서 응급 구조 대원들이 긴급 상황 중 웨이모 차량을 직접 조작해 차도에서 이동시켜야 했다. 한 사례에서는 경찰관이 총기 난사 사건에 대응하는 도중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6월에는 아파트 건물 가스 폭발 현장으로 향하는 구조 대원들을 위해 경찰관이 웨이모 차량을 직접 이동시키는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이번 공문은 요청이 무시될 경우의 제재 조치나 수용 가능한 해결책의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NHTSA는 법 집행을 방해하는 일반 운전자에게 책임을 묻듯 해당 업체들에도 책임을 물을 것임을 시사했다.

공문에는 "법 집행관, 소방관, 구급대원이 긴급 출동할 때는 매 순간이 생사를 가른다"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을 방해하는 인간 운전자에게는 벌금이나 심지어 징역형까지 부과된다"고 적혔다.

NHTSA는 공문에 함께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FMVSS·Federal Motor Vehicle Safety Standards) 개정 작업에도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FMVSS는 차량 설계 및 장비 요건을 규율하는 기준이다. 이번 개정안은 테슬라(Tesla)와 죽스(Zoox)처럼 핸들·페달 등 일반 차량의 필수 장치 없이 차량을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업체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NHTSA는 이미 앞유리 와이퍼, 선바이저, 서리 제거 장치, 타이어 정보 표시판 등을 의무 장착 요건에서 제외하는 규정안을 제안한 상태다. NHTSA는 지난주 2026년 규제 계획과 통합 어젠다(Unified Agenda)를 공개하며 관련 제안들을 구체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