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9 11:18 PM
By 전재희
미국 국토안보부(DHS,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가 유권자 시민권 확인, 선거 후 감사, 종이 투표용지 확대 사용 등 새로운 선거 보안 조치 도입을 거부하는 주(州)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난 대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폭스뉴스(Fox News)가 단독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 다수가 연방정부의 유권자 명부 감사를 허용하지 않는 주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의 느린 개표 속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DHS 산하 연방재난관리청(FEMA,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은 국토안보 보조금 프로그램(Homeland Security Grant Program) 참여 주를 대상으로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이상의 재원을 배정했다. 다만 지원금을 받으려면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보조금 수령 자격을 얻으려면 각 주는 수기(手記) 종이 투표용지 대신 QR코드나 바코드를 사용하는 "보안에 취약한 전자 투표 시스템"에서 벗어나는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DHS는 이를 통해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될 경우 신속하게 검토할 수 있는 서면 기록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연방 선거가 끝날 때마다 보조금 지원을 원하는 주는 전체 투표용지의 최소 5%에 대해 수동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DHS는 무작위 수동 검토를 통해 투표기 집계 결과와 종이 투표용지 간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어떠한 "조작"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각 주는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 수와 실제 투표용지 수를 대조해야 한다. 아울러 보조금 지급 결정 후 120일 이내에 SAVE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주내(州內) 모든 등록 유권자의 시민권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SAVE는 불법 이민자 트럭 운전기사들이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일으키면서 다시 주목받은 시스템이다.
SAVE는 '체계적 외국인 자격 확인 시스템(Systematic Alien Verification for Entitlements)'의 약자로, 일부 민주당 주지사들은 이 시스템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DHS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DHS는 폭스뉴스 디지털(Fox News Digital)에 "선거 시스템에 대한 위협은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 장관은 핵심 인프라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DHS 대변인은 선거가 핵심 인프라에 해당하며 외국의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DHS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 아래 우리는 외국의 선거 개입, 내부자 위협, 사이버 공격 등으로부터 선거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번 국토안보 보조금 수령 기관에 대한 새로운 요건은 선거의 무결성을 지키고, 미국 국민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새 규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 보안 문제를 법적으로 압박하려다 법원에서 패소한 직후 나왔다. 법무부(DOJ)가 사회보장번호(SSN)가 포함된 유권자 기록을 요구하며 25개 이상의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펜실베이니아주(Pennsylvania) 피츠버그(Pittsburgh)의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 판사가 펜실베이니아 주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캐시 비순(Cathy Bissoon) 판사는 연방정부가 "극히 민감한" 주(州) 정보를 요구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 소송은 민주당 소속 조시 샤피로(Josh Shapiro)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임명한 필라델피아 공화당원 출신 앨 슈미트(Al Schmidt) 펜실베이니아 주무장관이 지난 가을 연방정부의 데이터 제출 요구에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Philadelphia Inquirer) 보도에 따르면, 슈미트 장관은 민감한 정보를 제외한 수정본 유권자 명부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면서 DOJ에 "이러한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은 선거 과정에서 연방정부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우려스러운 시도"라고 답변했다.
DHS의 이번 보조금 압박 전략이 법원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도전받을지는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