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9 11:28 PM
By 이재경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Los Angeles Unified School District·LAUSD)가 2027년 11월까지 2억3100만 달러(약 32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교직원 급여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파산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심각한' 징후가 포착됐다고 LA 카운티 분석관들이 결론 내렸다.
LA타임스가 이 같은 사실을 7일(화) 보도하면서, LAUSD 교육위원회가 45일 안에 예산을 수정하지 않으면 향후 예산 결정 권한을 상당 부분 잃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카운티는 예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재정 전문가(fiscal expert)'를 임명해 교육구와 협력하도록 했다. 만약 그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카운티 당국은 교육위원회의 지출 결정을 번복할 권한을 가진 공무원을 별도로 임명할 수 있다고 LAUSD에 보낸 공문에서 밝혔다.
LA 카운티 교육청 데브라 두아르도(Debra Duardo) 교육감은 지난 7월 2일 LA 교육위원회 스콧 슈메럴슨(Scott Schmerelson) 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교육구가 최근 채택한 예산안이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카운티는 이번 위기의 주된 원인으로, LAUSD 측이 감당할 수 없다고 거듭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체결한 노동조합 단체협약을 꼽았다. 조합 합의 및 직원 임금 인상에 따른 연간 예상 비용은 연 10억 달러를 훌쩍 넘는다.
두아르도 교육감은 목요일 인터뷰에서 "교육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심각한 재정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공문은 공식적으로 LAUSD에 '계속기업(Going Concern) 불인정(Lack of Going Concern)' 판정을 내린 것이다. 이는 교육구가 2027~28학년도 및 2028~29학년도에 재정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두아르도 교육감은 LA 카운티 교육청(Los Angeles County Office of Education·LACOE)이 교육구가 심각한 적자 지출에 직면했을 때만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A 교육구 안드레스 E. 차이트(Andrés E. Chait) 교육감은 과도한 우려는 필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차이트 교육감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정이 학생, 가족, 직원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학교는 LACOE와 긴밀히 협력해 장기적인 재정 전망을 강화하는 동안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협력의 기회를 환영하며, 교실 수업과 학생 성공을 보호하는 신중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는 데 계속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위원회 위원 타냐 오르티스 프랭클린(Tanya Ortiz Franklin)은 이번 사태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프랭클린 위원은 지난 6월 교육구의 흔들리는 재정 상황으로 인해 카운티에 제출이 요구됐던 '재정 안정화 계획(fiscal stabilization plan)'에 반대표를 던진 두 위원 중 한 명이다. 해당 계획은 흑인 학생 성취 프로그램(Black Student Achievement program)에 대한 삭감을 제한하고, 교육구가 지급 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퇴직자 건강보험 신탁기금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카운티 공문은 이 신탁기금 인출을 우려스러운 조치로 지목했다.
프랭클린 위원은 "이것은 6월에만이 아니라, 몇 달 전, 몇 년 전에도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제 우리가 예상했던 상황에 처한 만큼,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지급 능력을 유지하고 LAUSD 내부의 의사결정 권한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원 노동조합들은 재정 경고를 반복적으로 축소해왔다. 조합 측은 해당 전망이 거의 확실히 확보될 주 정부 추가 재원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교육 옹호 단체들도 캘리포니아 학교들이 주법에 따라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받을 법적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 세수는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현재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주가 흐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아르도 교육감은 교육구가 주 정부 구제금융이 필요한 상황으로까지 추락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교육구가 주 정부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만약 LAUSD가 주 정부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게 된다면, 교육위원회는 학교 시스템에 대한 권한을 잃게 되고, 두아르도 교육감이 임명하는 행정관에게 권한이 이전된다.
■ 지금은 재정 전문가, 향후에는 감독관 가능성
현시점에서 카운티는 교육구를 접수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구의 재정 건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주법에 따라 두 단계로 움직이고 있다.
7월 1일, 카운티는 카운티 교육청 소속 공무원인 옥타비오 카스텔로(Octavio Castelo)를 재정 전문가로 지정해 교육구 직원들과 협력하도록 했다. 공문은 이 역할이 "자문 및 진단" 기능이라고 규정했다. 카스텔로는 교육구 예산 결정을 단독으로 내릴 수 없다.
두 번째 단계에는 중대한 제약이 따른다. 교육구가 법적 요건을 충족할 수준으로 예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카운티는 위원회 지출을 차단하는 권한 등 "위원회 결정에 대한 보류 및 취소 권한(stay and rescind authority)"을 가진 '재정 고문(fiscal adviser)'을 임명할 수 있다. 재정 고문이 교육구를 직접 운영하지는 않지만, 위원회의 지출 결정을 거부할 수 있다.
그다음 단계는 완전한 접수(full takeover)다. 이는 2012년 잉글우드(Inglewood) 교육구에서 실제로 발생한 일로, 당시 그 학교 시스템은 주 정부로부터 긴급 대출을 받았다. 두아르도 교육감은 LAUSD가 그런 운명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 교육구가 위기에 처한 이유
카운티의 핵심 불만은 교육구 직원 노동조합 계약의 높은 비용이다. 지난 6월 16일 교육위원회는 여러 직원 노조를 포괄하는 새로운 단체협약을 승인했다. 카운티 관계자들은 당시 위원회에 협약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고 경고했지만, 위원회는 이를 무시하고 승인했다.
공문에 따르면, 이 협약들은 이번 학년도에만 약 11억3000만 달러의 비용을 추가하고, 2027~28년에는 14억4000만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4월 파업을 막기 위해 타결된 이 협약은 교사, 보조 인력, 청소부 및 기타 직원들에게 두 자릿수 임금 인상을 약속했다.
공문은 또한 교육구의 계획 실행 부재도 지적했다. 이전에 계획된 약 2억3100만 달러 규모의 삭감이 실제로 이행되지 않았다. 같은 날 밤 위원회는 자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반대를 무릅쓰고 퇴직자 건강보험 혜택을 위해 적립된 기금에서 1억7500만 달러를 인출하기도 했다. 카운티는 이 모든 것이 교육구의 예산 책정 능력에 대한 "신뢰를 더욱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학생 수 감소도 문제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학교 시스템인 LAUSD는 현재 약 39만 명의 학생을 교육하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초반의 절반 수준이다. 학생 수가 줄면 주 정부 재원도 감소한다. 그러나 교육구는 그에 맞춰 인력을 조정하지 않았다고 공문은 지적했다.
교육구는 최고위직 리더십 교체도 겪었다. 차이트 교육감은 전임자 알베르토 카르발호(Alberto Carvalho)가 연방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달 사임한 이후 교육감직을 맡았다.
교육구의 월말 현금 잔액은 2027년 11월에 2억3100만 달러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8년 2월부터 5월까지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의 현금 잔액을 유지하지 못하는 교육구는 교직원 급여를 지급하거나 청구서를 결제할 수 없게 된다. 공문은 이를 "가장 즉각적이고 심각한 지급불능 지표"라고 규정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고통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구 계획에는 이미 올해 가을 방학부터 무급 휴가(furlough)를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만약 이 조치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카운티는 재정 고문 임명 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감원도 예정돼 있다. 위원회가 6월에 승인한 예산에는 이미 1000개 이상의 일자리 삭감이 포함됐으며, 향후 3년간 수천 개가 추가로 감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 앞으로의 일정
45일 카운트다운은 8월 중하순을 다음 결정 시점으로 만든다. 위원회는 8월에 회의를 재개할 예정으로, 재정 고문이 임명되기 전에 수정 예산을 채택할 시간이 있다. 교육구 관계자들은 또한 5일 이내에 주 교육감에게 카운티의 판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선택권도 갖고 있다.
두아르도 교육감은 공문 발송 이후 차이트 교육감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며, 차이트 교육감이 "예산 균형을 맞추고 삭감 방식에 대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매우 협조적이고 협력할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두아르도 교육감은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금이 바닥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교육구가 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