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5 08:29 AM

슬롯킨 "SAVE 법안 통과되면 민주당 승리 어려워질 것" 발언 논란

By 이재경

폭스뉴스는 엘리사 슬롯킨(Elissa Slotkin,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이 유권자 자격 확인 강화 법안인 'SAVE 아메리카법(Safeguard American Voter Eligibility Act)'이 통과되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한 영상이 뒤늦게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공화당은 이를 두고 슬롯킨 의원이 선거법 강화에 반대해온 민주당의 속내를 마침내 "조용히 감춰뒀던 속마음을 크게 내뱉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엘리사 슬롯킨 의원
(민주당 엘리사 슬롯킨 상원의원. 상원의원 웹사이트)

브라이트바트 뉴스(Breitbart News)가 최근 발굴해 공개한 이 영상은 지난 6월 상원이 근소한 차이로 SAVE 아메리카법을 부결시킨 다음 날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법안은 공화당 의원 4명이 민주당에 동조해 반대표를 던지면서 50대 48로 부결됐다.

SAVE 아메리카법은 현재 의회 내 최대 입법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이 법안 통과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의회가 SAVE 아메리카법을 통과시키지 못한 데 항의하는 뜻으로 한 주택 관련 법안 서명을 거부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슬롯킨 의원은 지난 6월 6일 인디애나주 민주당 행사에서 연설하며 상원의 SAVE 아메리카법 부결을 반기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조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슬롯킨 의원은 SAVE 아메리카법에 대해 "어느 주에서든 어떤 민주당 후보도 선거에서 이기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법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AVE 아메리카법은 유권자 등록 시 미국 시민권을 증명하는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고, 연방 선거 투표 시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며, 각 주가 비시민권자를 유권자 명부에서 제외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에 걸쳐 민주당이 SAVE 아메리카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선거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민주당이 허술한 유권자 확인 절차와 투표권이 없는 사람들의 표에서 정치적 이득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에서 의회에 SAVE 아메리카법 통과를 촉구하면서, 민주당이 유권자 신분증 확인 제도에 반대하는 이유는 "부정행위를 통해서만 당선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왜 그들이 이걸 하고 싶어하지 않겠나? 유권자 신분증 확인을 원치 않을 이유가 어디 있나? 이유는 하나뿐이다. 그들이 부정행위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들은 '인종차별적'이라고 말한다. 온갖 핑계를 만들어낸다 — '저런 상상력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그들은 부정행위를 원하고, 실제로 부정행위를 저질렀으며, 그들의 정책이 워낙 형편없어서 부정행위로만 당선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스스로를 초당파적 단체라고 소개하는 비영리 선거정책 연구단체 '선거혁신연구센터(Center for Election Innovation & Research)'는 비시민권자의 유권자 등록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 단체는 "조사를 통해 드물게 부적절한 등록이나 투표 사례가 발견될 경우, 당국은 미국 선거의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슬롯킨 의원은 또한 SAVE 아메리카법이 통과되면 결혼한 여성들의 투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여성들이 투표소에서 출생증명서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은 결혼 후 성을 바꾼 여성들의 경우 출생증명서상의 이름과 현재 신분증상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어 추가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경우 유권자들은 혼인증명서 등 추가 서류를 제출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공화당 의원들은 슬롯킨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토니 위드(Tony Wied) 하원의원은 지난 화요일 X(옛 트위터)에 "민주당이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실력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고 썼다.

랜드 폴(Rand Paul, 켄터키주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같은 날 X에 "좌파의 이런 주장은 거짓일 뿐 아니라 여성들을 무능한 존재로 그리는 것인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며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 시민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가지고 투표소에 가는 것은 상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SAVE 아메리카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리(Mike Lee, 유타주 공화당) 상원의원도 같은 날 X에 "같은 논리라면 미국의 어떤 기혼 여성도 새 직장을 구할 때 반드시 작성해야 하는 I-9 양식을 작성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며 "이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며, 우리가 왜 SAVE 아메리카법을 통과시켜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슬롯킨 의원실은 폭스뉴스 디지털(Fox News Digital)의 질의에 대해, 슬롯킨 의원이 지난 6월 공개한 또 다른 영상을 참고하라고 안내했다. 해당 영상에서 슬롯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만약 공화당이 2026년 중간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그 선거는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슬롯킨 의원은 영상에서 "국정연설 당시 우리 모두 하원 본회의장에 앉아 있었는데, 그는 다시 한번 만약 자기 편이 2026년 11월에 승리하지 못한다면 그 선거는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러나 폭스뉴스 디지털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내용을 직접 검토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부정행위를 원한다"며 "그들이 당선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부정행위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또한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탄핵에 직면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그들은 부정행위를 원하고, 실제로 부정행위를 저질렀으며, 그들의 정책이 워낙 형편없어서 부정행위로만 당선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에서 슬롯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연방화하려 한다고도 주장하면서, 2020년 대선 이후 작성됐던 서명되지 않은 행정명령 초안을 근거로 들었다. 이 초안은 주 방위군(National Guard)을 동원해 투표기계를 압수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실제로 서명되거나 시행된 적은 없다.

백악관은 SAVE 아메리카법이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슬롯킨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애비게일 잭슨(Abigail Jackson)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디지털에 보낸 성명에서 "유권자 신분증 확인이나 시민권 증명 같은 상식적인 방법으로 미국 선거의 안전성을 지키는 것이 민주당의 승리를 불가능하게 만든다면, 그들은 자신들이 '승리'하기 위해 사용해온 방법 자체를 재고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