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5 09:29 AM

뉴욕주, 전체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 잠정 중단

By 전재희

뉴욕주가 미국 주(州) 가운데 처음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을 잠정 중단시켰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캐시 호컬(Kathy Hochul) 뉴욕 주지사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허가 승인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호컬 주지사의 이번 행정명령은 50메가와트(MW) 이상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며, 최소 10여 건 이상의 프로젝트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주 환경보호국(Department of Environmental Conservation)은 이미 심사가 완료된 건을 제외하고는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을 방침이다.

호컬 주지사는 브루클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전(progress)이 전기요금 인상, 지하수 고갈, 소음 공해를 대가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데이터센터는 그것을 원하는 지역에서만 지어질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며 "따라서 데이터센터는 지역 용도지역제(zoning)나 지역 승인 절차에서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모라토리엄은 주 정부가 데이터센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최종 확정하면 해제될 예정이며, 호컬 주지사는 이 작업에 약 1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호컬 주지사 측은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주 전력망 지원을 위한 기금에 분담금을 내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초대형(hyperscale)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제 혜택도 차단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테네시에 위치한 Space X 멤피스 데이터 센터
(테네시에 위치한 스페이스 x 데이터센터. 자료화면)

이번 행정명령은 뉴욕주 의회에서 한층 강력한 규제 법안들이 추진되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달 주 의회는 20메가와트를 초과하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1년간 중단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3년간 모라토리엄을 도입하는 또 다른 법안도 여전히 위원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몇 년간 지어진 데이터센터의 평균 규모는 100메가와트 미만이었지만, 인공지능(AI)發 컴퓨팅 수요 증가로 앞으로 개발될 데이터센터는 훨씬 대형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NEF(BloombergNEF)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의 약 4분의 1이 500메가와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AI 투자 확대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자는 논의는 그동안 주 정부 차원과 연방 정부 차원 모두에서 제기돼 왔지만, 이를 실제로 시행에 옮긴 것은 뉴욕주가 처음이다. 지난해 12월에는 230개 이상의 단체가 전국 단위의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버몬트주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도 전국적인 모라토리엄을 제안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최근에는 메인주 의회가 2027년 11월 1일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재닛 밀스(Janet Mills) 메인주 주지사가 이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데이터센터는 각 주(州)들이 앞다퉈 유치하려는 신규 개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최근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여론은 눈에 띄게 나빠졌다. 데이터센터가 건설되는 규모와 속도가 전력망은 물론 용수, 농지 같은 지역 자원에까지 부담을 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분의 2가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사람들이 자기 집 근처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보다 차라리 아마존 물류창고가 들어서는 편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AI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이 같은 반발의 상당 부분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퓨리서치(Pew Research)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AI 활용에 대해 우려보다 기대가 더 크다고 답한 미국인은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AI가 사람들의 업무 방식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23%에 그쳤다. 일반 대중 가운데 AI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 비율은 4분의 1이 채 되지 않았고, 정부가 이 기술을 책임감 있게 규제할 것이라고 신뢰하는 비율도 3분의 1이 안 됐다.

호컬 주지사의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 데이터센터 개발을 지지해 온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가 이끄는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deral Energy Regulatory Commission, FERC)는 전력망 운영업체들에 데이터센터의 계통 연계(interconnection) 절차를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특별 '패스트 레인'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편 이 기사를 작성한 팀 드 챈트(Tim De Chant) 테크크런치 기후 분야 선임기자는 와이어드(Wired),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 더 와이어 차이나(The Wire China) 등 다양한 매체에 글을 기고해 왔으며, PBS 노바 넥스트(NOVA Next)의 초대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과학저널리즘 대학원 과정에서 강의를 맡고 있으며, 2018년 MIT 나이트 과학저널리즘 펠로십(Knight Science Journalism Fellowship)을 수여받아 기후 기술과 저널리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 Berkeley)에서 환경과학·정책·관리학 박사 학위를, 세인트올라프대학(St. Olaf College)에서 환경학·영문학·생물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