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5 09:50 AM
By 전재희
이민 단속 중 잇단 총격 사망 사건에도 "중요한 범죄 대응 수단 포기 못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차량 검문 중단 결정을 번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ICE 요원들이 이민자 체포를 위해 차량 검문을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강하고, 단호하며, 영리해야 한다"며 "ICE의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범죄 대응 수단 가운데 하나인 차량 검문을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ICE 요원들에게 "신중하고, 공정하고, 현명하게 판단하라"며 "돌아가서 여러분의 매우 중요한 일을 하라"고 독려했다.
이번 발언은 ICE 지도부가 최근 요원들에게 이동 중인 차량을 세워 탑승자를 체포하거나 조사하지 말라고 지시한 뒤 나온 것이다.
ICE의 차량 검문 중단 지시는 메인주 비드퍼드(Biddeford)에서 발생한 총격 사망 사건 이후 내려졌다.
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당시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은 최종 추방 명령과 관련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한 주택에서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요원들은 주택을 떠나는 차량을 세우려 했고, 한 요원이 "공공 안전을 우려했다"며 총기를 발사했다.
이 사건으로 26세 남성이 숨졌다.
현직 및 전직 ICE 관계자들에 따르면, ICE 지도부는 이 사건 이후 이동 중인 차량을 세워 내부 탑승자를 체포하거나 신문하는 방식의 단속을 중단하도록 요원들에게 지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만에 이 결정을 공개적으로 뒤집었다.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 국토안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직접적으로 차량 검문 재개 여부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성명에서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요원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범죄자들을 거리에서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불법 체류자는 어디에 있든 체포되고 추방될 것"이라며 "불법으로 이곳에 있다면 지금 떠나라"고 경고했다.
백악관과 국토안보부는 차량 검문 재개 방침에 대한 추가 설명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메인주 사건에 앞서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도 이민 단속 작전 중 한 남성이 사망했다.
연방 당국은 지난주 휴스턴에서 이민 단속 과정 중 남성이 숨졌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초기 설명에서 해당 남성이 차량을 무기처럼 사용했으며, 이민 단속 요원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인주와 텍사스주의 의원들은 두 사건에서 숨진 남성들이 각각 해당 단속 작전의 원래 목표 대상자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두 사건은 ICE의 차량 검문 방식과 현장 무력 사용에 대한 논란을 다시 키우고 있다.
차량 검문은 ICE 요원들이 이민 단속을 수행할 때 가장 자주 사용하는 방식 중 하나다.
단속 대상자가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경우 요원들은 차량을 세운 뒤 체포를 시도하거나 신원을 확인한다. 그러나 이동 중인 차량을 상대로 한 단속은 현장에서 긴장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고, 운전자나 요원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총격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ICE 내부에서도 차량 검문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민 단속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멀린 장관은 메인주 총격 사건 이후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 공화당 상원의원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을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차량 검문 방식의 일시 중단 문제를 논의했다.
콜린스 의원은 올해 메인주에서 재선을 앞두고 있다. 메인주는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탈환을 위해 중요하게 보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이번 사건은 이민 단속 문제뿐 아니라 선거를 앞둔 지역 정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이민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들은 국토안보부의 단속 방식에 대한 scrutiny를 키우고 있다.
올해 초에도 연방 이민 당국은 미네소타에서 별도 사건으로 미국 시민인 알렉스 프레티(Alex Pretti)와 르네 굿(Renee Good)을 각각 총격으로 숨지게 했다. 이 사건들은 대중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멀린 장관은 인준 청문회에서 국토안보부가 언론의 헤드라인에 오르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추방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체포 건수를 늘려야 한다는 압박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DHS와 ICE는 요원 안전, 민간인 피해 방지, 체포 실적 확대라는 세 가지 목표 사이에서 어려운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집권 2기 이민정책의 강경 기조를 다시 보여준다.
ICE 내부에서는 현장 위험을 줄이기 위해 차량 검문을 제한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범죄 대응과 이민 단속의 핵심 도구로 규정했다.
그는 차량 검문을 포기하는 것은 "범죄자들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조치는 이민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총격 사망 사건 이후에도 백악관이 단속 강도를 낮추기보다, ICE 요원들의 권한과 현장 활동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다만 차량 검문 재개가 추가 충돌이나 사망 사건으로 이어질 경우, 국토안보부와 백악관은 더 큰 정치적·법적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